"부시 대통령은 자폐증 회의 개최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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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원과 학자, 부모들은 23일 부시 대통령에게 자폐아 급증 대책을 세우기 위한 의학전문가 회의를 개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자폐증 관계회의에서 자폐증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는 데도 보건당국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자폐증 급증세의 원인 규명과 대책 수립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의사인 데이브 웰던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은 자폐아가 급증하고 있는 데도 국립보건연구원(NIH)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필요한 연구를 게을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폐아 손자를 둔 댄 버튼 하원의원(공화.인디애나)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 데니스 쿠시니치 하원의원은 백악관에서 자폐증에 관한 회의를 개최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폐증 발생률은 10년 전만 해도 1만명에 한 명꼴이었으나 지금은 150명에 한 명꼴로 급증했으며 2010년에는 자폐아 치료비가 2천억-4천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자폐아지원단체들은 말하고 있다.

한편 자폐증 학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백신에 첨가되는 수은 방부제의 영향 등 자폐증의 환경적 요인들을 논의했다.

1990년대에 백신 접종횟수가 두 배로 늘면서 백신에 방부제로 첨가되는 수은이 함유된 티메로살(thimerosal) 노출이 크게 증가했으며 이와 함께 자폐증 발생률도 급증했다는 것.

웰던 의원은 "의사로서 백신 공급의 안전성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연구보고서들은 자폐아들이 백신 접종으로 체내에 들어온 수은을 배설하지 못해 중독증을 일으키고 있는 지도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신 접종에 의한 수은 노출과 자폐증이 연관 있다는 연구보고서도 나오고 있다.

일부 의사들은 아이들의 백신 접종일정을 결정하는 보건당국이 이 문제를 너무 소홀히 다루고 있다면서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2001년 10월 의학연구소는 티메로살의 자폐증 유발이 "생물학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그 연관성을 입증하거나 부정할만한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CDC는 2000년 6월 백신에 첨가되는 소량의 티메로살이 해가 될 수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수은의 잠재적 위험성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티메로살을 백신에 첨가하지 말도록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백신 제조업자들은 백신이 자폐증과 연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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