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술 집도 양칭유, 케이스 고 박사

중앙일보

입력

22일 실시된 한국의 샴쌍둥이 자매 사랑이와 지혜의 분리수술을 집도한 싱가포르 래플스 종합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양칭유 박사와 신경외과 전문의 케이스 고 박사는 23일 오후(한국시간) 이 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샴쌍둥이 자매의 정상적인 성장이 매우 희망적"이라며 밝게 웃음지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두 전문의는 "그대로 놔둘 경우 사랑이 자매의 척추와 머리 모양에 이상이 생길 조짐이 보여 조기에 수술에 착수한 결과, 결합부위인 항문,질 등의 기관이 성공적으로 분리돼 각자 정상적인 여성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 다음은 양, 고 박사와의 일문일답

▲수술후 아이들의 상태는

(고 박사) 현재 격리치료 중인 중환자실에서 깨어나 튜브로 영양분을 공급받고 있는 상태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들의 상태는 매우 양호하며, 오전에 깨어난 이후 서로 마주보며 방긋방긋 미소를 짓기도 했다.

▲아이들은 누가 돌보고 있나

(고 박사) 감염우려 때문에 아이들이 중환자실 병상에서 격리치료 중이어서 부모는 아이들을 만지거나 안을 수 없다. 전문의료진의 세심한 보살핌을 받고 있다.

▲수술 경과는

(고 박사) 아주 좋다. 조기에 착수한 분리수술의 성공으로 아이들은 척추 등 각 기관의 위치가 조금 어긋나 있을 뿐, 해부학적으로는 이미 완전 분리된 정상인이 됐다. 수술후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진 사랑이 자매는 격리치료를 받고 있으며, 감염가능성 때문에 부모와의 신체접촉조차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수술 흔적이 남을 가능성은

(고 박사) 결합돼 있던 항문, 질 등의 기관은 성공적으로 분리됐기 때문에 사랑이 자매는 앞으로 다른 보통아이들과 다름없이 정상적으로 걸음마를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과를 좀더 두고봐야겠지만 대부분의 기관이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인 만큼 발육과정을 거치면 정상적인 결혼생활도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술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까다로웠나

(양 박사) 소화기관과 직결된 항문 부위의 분리가 가장 까다로운 수술이었다. 수술의 핵심은 자매의 항문과 성기, 요도 등 결합 부위의 기관이 앞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는데, 항문 부위의 경우 사랑이 자매의 신경조직과 근육이 매우 작고 미세해 가장 까다로운 수술부위였다.

▲향후 치료계획은

(고 박사) 감염 가능성이 제거되는 2-3일 후까지 아이들은 중환자실에서 격리치료되며, 이후 일반병실에서 회복기를 거치게 된다. 현재 목을 가누기 시작하는 이들이 걸음마를 배우고 각자 걷게 될 때까지 이들에 대한 재활치료는 계속돼야 한다. 퇴원시기는 아직 단정적으로 말하기 힘들다.

▲실패로 끝난 이란인 비자니 자매에 대한 분리수술이 끝난 지 2주만에 사랑이 자매를 상대로 분리수술을 한 셈이라서 병원측의 불명예를 만회하려는 의도적인 수술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의도된 바는 없었다. 이란인 자매를 수술한 뒤에는 당시 수술에 참여했던 의료진 모두가 절망 상태에 빠져 있었는데 사랑이 자매 수술에는 당시와 똑같은 의료진이 다시 마음을 다잡고 수술에 들어갔다. 이번 분리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의료진이 많은 힘과 희망을 얻었다. 사랑이 자매 분리수술은 우리에겐 영광인 동시에 너무도 좋은 기회였다. (싱가포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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