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0 돌파 하루 만에 2990, 코스피 오늘 3000 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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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코스피가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7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5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의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46.12포인트(1.57%) 오른 2990.57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코스피가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7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5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의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46.12포인트(1.57%) 오른 2990.57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신축년 국내 증시에 ‘황소’(상승장)의 기세가 등등하다. ‘동학개미의 진군’ 속에 코스피가 이틀 연속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스피 3000고지가 ‘코앞’까지 왔다.

개인 7272억 순매수 상승세 주도 #이틀 연속 최고가 기록 갈아치워 #거래대금 44조, 기존 2배 이상 늘어 #“달러 강세 전환 시점 경계해야”

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57% 오른 2990.5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0.83% 오른 985.76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SDS(14.25%)와 SK이노베이션(5.63%)·포스코(4.40%)·SK하이닉스(3.6%)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08% 오른 8만39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500조8648억원)은 500조원을 돌파했다.

전날 자동차와 배터리 관련주에 이어 이날은 철강·조선 관련주가 강세였다. 철강업은 외국인(300억원)과 기관(800억원)의 순매수로 5.8%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727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개인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 물량을 받아내며 코스피 상승세를 주도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12월 24일 2800선을 넘고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2900선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푼 유동성이 흘러넘치며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미국 달러 약세로 아시아 금융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는 상황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를 강화하는 흐름 속에 마땅한 중국 주식을 찾기 어려운 것도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풍부한 유동성에 낙관적 심리가 가세하며 (투자자들이) 악재는 외면하고 호재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라며 “(지난해) ‘학습효과’로 인한 위험선호 심리가 확산하며 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26조원)와 코스닥(18조원)의 거래대금은 44조원에 달했다. 기존의 거래 규모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었다는 게 증권업계의 얘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실물 경제와 증시의 괴리가 커지는 게 우려스럽다고 말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증시 시가총액을 가리키는 ‘버핏 지수’는 1.1배를 넘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버핏 지수 1.1배는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 버블 당시 상황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쉬어 가는 국면’이 언제, 어떻게 찾아오느냐가 관심거리다. 글로벌 자금의 흐름이 바뀌거나 유동성이 축소하면 증시는 출렁일 수밖에 없다. 박 부장은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고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달러가 강세로 전환되는 시점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이달 중반부터 (주요 상장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오는 3월 기업들의 지난해 결산이 마무리되면 (증시에서) 조정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당분간은 기세등등한 ‘황소의 질주’를 막기가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3개월 연속 급등하는 등 과도한 속도감에 일정 부분 되돌아가는 움직임(조정)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상승 흐름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염지현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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