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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m 사다리차 없어 고층 다 탔다…울산, 반성의 투자 14억

중앙일보

입력

울산의 33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사진 중앙포토·연합뉴스

울산의 33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사진 중앙포토·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대형 아파트 화재가 발생했던 울산에서 올해부터 70m 고가 사다리차가 화재 진압에 나선다.

울산시 정부예산 확보해 고가사다리 구입키로 #지난해 33층 주상복합아파트 화재로 큰 피해

 울산시는 1일 70m 고가사다리차 도입을 위한 정부 예산 7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이 돈에 시 예산 7억원을 합해 총 14억원짜리 고가사다리차를 올해 안에 장만할 계획이다.

 건물 23층 높이까지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70m 고가사다리차는 고층 건물 화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장비다. 지난해 10월 8일 오후 11시14분쯤 지상 33층 높이 113m 규모의 남구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했지만, 70m 사다리차가 울산에 없어 자칫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당시 원인 미상의 화재가 3층에서 발생했고, 강풍이 불면서 가연성 아파트 외장재를 타고 순식간에 불이 아파트 고층부까지 집어삼켰다. 하지만 울산에는 고가 사다리차가 없어 화재 진압 초반 살수 작업은 건물 중간층 정도까지만 이뤄졌다.

 결국 6시간을 기다려서 부산에서 70m 사다리차가 도착했지만, 그때는 불이 아파트 전체로 확산한 뒤였다. 불은 15시간 40분만인 다음날 오후 2시 50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아파트 고층부 16세대가 전소 판정을 받을 정도로 재산 피해가 컸다.

 이후 울산시는 고층 건축물 화재 진압을 위한 특수장비의 도입 필요성을 국회 등에 건의했고 지역 국회의원들 또한 예산 반영을 위해 노력해 왔다. 올해부터는 화재 현장에 70m 고가 사다리차 투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울산시는 70m 고가 사다리차를 포함해 지역에 첨단소방장비 3종을 지역에 배치하기로 했다.

 우선 2019년 9월 염포부두 화학물질 운반선 폭발화재를 계기로 필요성이 대두했던 ‘고성능 소방 선박’을 도입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총 사업비 279억5400만원 가운데 소방 선박과 청사 설계비 13억1800만원을 먼저 확보했다. 소방본부는 오는 2023년까지 소방 선박 건조와 청사 건립에 266억3600만원을 추가로 마련할 방침이다. 소방 선박이 도입되면 액체화물 취급량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울산항에서 배치돼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더해 대형 유류저장탱크 화재진압에 필요한 ‘대용량 포방사시스템’도 올해 사업비 176억원을 투입해 2세트가 배치된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첨단 소방장비의 도입으로 해상·산업단지, 도심의 고층 건축물에 이르는 다양한 대형 특수재난에 보다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유엔(UN) 방재안전도시에 걸맞는 안전한 울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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