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화양조] 산머루 와인 맛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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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에서 한.일 경제인들이 함께 저녁하는 자리가 있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의 회장단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의 주요 기업인 4백여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 오른 술은 국산 '산머루'와인이다. 지난해 12월 전북 임실의 금화양조가 개발한 술이다.

국내 경제인들은 물론 현해탄을 건너온 일본 경제인들은 산머루 와인을 마셔 본 뒤 "맛과 향이 독특하다"며 그 자리에서 1백여병을 비웠다.

토종 산머루 와인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 내놓은 지 6개월 만에 전국적인 판매망을 갖췄다. 롯데백화점과 르네상스호텔 등 전국 40여개 백화점과 호텔에서 팔리고 있다. 농협 하나로마트 35곳의 진열대에도 올랐다. 최근엔 일본.미국에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금화양조의 김문식(46) 사장은 "머루는 한국.일본.만주 등 일부 아시아 지역의 야산에서만 자란다"며 "칼슘.인.철분 등의 성분이 일반 포도보다 10배 이상 많아 심장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국내 일부 지역에서 머루술을 생산하고 있고 저마다 특징이 있다.

산머루 와인은 자연산 머루 원액을 많이 사용해 머루의 독특한 맛을 그대로 살렸다고 金사장은 주장했다. 특히 섭씨 80도 이하로 저온 살균 처리를 해 다른 와인보다 맛이 진해 일반 애주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다고 한다.

金사장은 20년 가까이 의류 수출 사업을 했다. 3백만불 수출탑을 받은 유망한 무역인이었다. 그는 3년 전 우연히 고향 임실에 들렀다가 주민들이 산비탈에 머루를 재배하는 것을 보고는 머루 와인 사업을 하게 됐다고 한다. 의류사업을 정리하고 지난해 산머루 와인 공장을 지었다.

산머루 와인은 농가 소득 증대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논농사는 1마지기(2백평)에 평균 60만원의 소득을 올리지만 같은 면적에 머루를 재배하면 이의 세배가 넘는 2백만원을 벌 수 있다.

金사장은 "우리나라는 1년에 3천만달러어치(8백만병)의 와인을 들여옵니다. 내수 시장에서 산머루 와인이 자리를 잡으면 그만큼 외화를 아낄 수 있지요. 몇년 안에 포도주 본고장인 프랑스 등 유럽에도 수출해 볼 생각입니다"고 말했다.

산머루 와인의 소비자가격은 한 병(7백50ml)에 3만원이다. 올해 7만병을 생산해 20억원어치를 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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