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접종한 美 간호사, 6일 뒤에 코로나 걸렸다…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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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4일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의 한 의료센터 집중치료실에서 근무하는 산드라 린제이 간호사가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에 등장한 린제이 간호사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신화=연합뉴스

지난 12월 14일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의 한 의료센터 집중치료실에서 근무하는 산드라 린제이 간호사가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에 등장한 린제이 간호사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신화=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40대 여성 간호사가 백신 접종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미국 ABC뉴스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 백신 접종 뒤 항체가 형성될 때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기 위한 개인 방역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인다.

매체에 따르면 이 간호사는 45세로, 캘리포니아주(州) 샌디에이고의 한 응급실에서 근무 중이다. 지난 18일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백신 접종 당시 그는 팔에 통증을 느끼는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6일 뒤 코로나19 관련 부서에서 근무 중이던 이 간호사는 오한과 근육통 피로감을 느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감염 판정을 받았다.

해당 간호사의 사례에 대해 크리스티안 라마스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 공중보건대학 교수는 백신 접종 뒤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수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ABC뉴스에 "백신의 임상시험에서 항체가 만들어지기까지 대략 10~14일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기간이 지나도 접종 대상자들이 완전히 보호받기 위해서는 두 번째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식품의약처(FDA)가 지난 8일 공개한 화이자의 백신 임상 결과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경우 접종 뒤 약 10여일 뒤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접종 뒤 52%, 2차 접종 후에는 95%의 예방 효과를 냈다. 부작용으로는 임상 참가자의 약 84%가 접종받은 부위의 통증을 느낀 것으로 파악됐다.

백신 접종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유에 대한 또 다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백신을 맞기 전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돼 잠복기가 지난 후 증상이 발현됐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ABC뉴스는 "두 가지 잠재적인 시나리오 모두 백신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준다"며 "전염병을 막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마스크와 손 씻기 등 습관을 계속 준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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