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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스토킹 후 살해' 비극 막는다…처벌법 국무회의 통과

중앙일보

입력

그동안 경범죄로 분류됐던 스토킹 행위에 최대 징역 3년을 부과하는 법률 제정안이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법무부는 이날 스토킹 행위를 ‘범죄’로 명확히 규정해 징역형 등으로 형사처벌 할 수 있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 처벌법)’ 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스토킹 처벌 8만원→징역 3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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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은 스토킹 범죄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흉기 또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스토킹 범죄를 범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스토킹 범죄는 그동안 경범죄처벌법 시행령에 따라 최고 8만원의 범칙금을 내는 것이 전부였다. 처벌규정이 미비해 살인이나 성폭행 등 더욱 심각한 범죄로 이어진다는 비판이 있었다. 지난 6월 경남 창원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여성이 40대 남성으로부터 2달여간 문자 수십통과 100여통의 전화를 받고 신고했지만 별다른 보호조치를 받지 못하다가 살해된 사건도 있었다.

‘스토킹 범죄’의 정의도 명확히 규정했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지속적ㆍ반복적으로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기 ▶주거 등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기 ▶통신매체를 이용해 연락하기 ▶물건을 보내거나 주거 등 부근에 놓아두기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야기하는 행위’ 등이다.

현장에서 즉시 가해자 분리 등 응급조치해야

법무부는 스토킹 범죄 예방 방안도 법안에 담았다. 스토킹 범죄 신고를 받은 사법경찰관은 현장에서 즉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거나 피해자를 상담소로 인도하는 등의 응급조치를 하도록 했다. 경찰서장은 범죄예방을 위해 필요한 경우 지방법원 판사의 승인을 받아 접근금지 등 예방 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

또 검사는 스토킹 범죄가 재발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직권 또는 사법경찰관의 신청으로 스토킹 범죄자를 유치장ㆍ구치소에 유치하는 등의 잠정조치를 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처벌하고, 스토킹 범죄 전담 검사와 경찰을 지정하는 전담조사제도도 도입됐다.

법무부는 이번 법률 제정을 통해 스토킹 범죄를 엄벌함과 동시에 피해자 보호를 빈틈없이 함으로써 성별 차이에 기반해 발생하는 '젠더 폭력' 범죄에 실효성 있게 대응하고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올해 안에 스토킹 처벌법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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