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중 농도 높으면 심장병·뇌졸중 유발

중앙일보

입력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을 아십니까.'

호모시스테인이 건강을 위협하는 새로운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혈액 중 이것의 농도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병과 뇌졸중은 물론 치매까지 잘 생긴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보고되기 때문이다. 호모시스테인은 메티오닌이란 아미노산이 분해되면서 나오는 유해물질로 혈관 벽을 파괴해 혈전을 잘 생기게 한다.

생겨선 안되는 호모시스테인이 발생하는 이유는 엽산 등 비타민 B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비타민 B는 호모시스테인 생성을 억제한다.

지금까지 심장병과 뇌졸중 등 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으론 흡연과 고혈압.콜레스테롤.비만 등이 꼽혀 왔으나 이들 모두가 정상이라도 호모시스테인이 높으면 혈관질환이 잘 생긴다. 혈액 1ℓ에 1백 마이크로몰 이상의 호모시스테인이 있을 경우 50%에서 혈전이 응고되고 30세 이전에 20%가 돌연사한다.

호모시스테인 수치는 동네의원이나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간단히 알 수 있으며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검사 비용이 7만원 안팎으로 비싼 것이 흠.

10 마이크로몰 이하가 정상이지만 가능하면 7 마이크로몰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1 마이크로몰만 줄여도 심장병 발생률을 10%나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호모시스테인 수치는 어떻게 떨어뜨릴 수 있을까. 정답은 엽산 등 비타민 B를 듬뿍 섭취하는 것이다. 오렌지 주스와 현미 등 도정이 덜된 곡류.말린 콩.브로콜리 등 녹황색 채소.계란이나 감자.바나나.우유.참치 등에 많다.

김치도 도움이 된다.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김영식 교수팀의 최근 연구결과 매일 세 차례 이상 김치를 듬뿍 먹는 사람은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9.8 마이크로몰인 반면 매일 김치를 두 차례 먹는 사람은 10.5 마이크로몰, 1주일에 2회 정도 먹는 사람은 10.9마이크로몰로 나타났다. 김치를 많이 먹을수록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낮았다는 것이다.

식품으로 섭취가 부족한 경우 알약의 형태로 보충하는 것도 좋다. 종합비타민제나 영양제를 구입할 때 엽산 등 비타민 B 함량이 높은 제품을 골라 하루 한 두 차례 복용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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