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내년초까지 '사람 안 뽑아요…채용규모 11년만에 최저

중앙일보

입력

고용 한파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채용을 많이 줄인 기업들이 내년 1분기에도 구인을 꺼리고 있어서다. 내년 1분기까지의 고용 계획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고용시장 타격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구직신청서 작성법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고용시장 타격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구직신청서 작성법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29일 내놓은 ‘2020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올해 4분기 ~ 내년 1분기(2020년 9월~ 2021년 3월) 채용 계획 인원은 25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4분기~내년 1분기 25.3만명 채용 #채용계획 전년대비 5% 감소 #3분기 구인, 채용인원도 줄어 #사업체 종사자수 9개월째 내리막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3000명(5.1%)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20만8000명) 이후 가장 적은 채용 규모를 기록한 올해 2, 3분기(23만5000명)보다는 다소 늘었다. 하지만 하반기 조사 기준으로는 지난 2009년 4분기~2010년 1분기(23만6000명) 이후 가장 적다.

취업준비생이 선호하는 규모 큰 기업이 채용을 더 줄인다. 300인 이상 기업의 채용 계획 인원은 3만5000명이다. 전년 동기 대비 4.7% 줄었다. 300인 미만 규모 사업체는 1년 전보다 0.5% 줄어든 21만8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7만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3만2000명), 운수 및 창고업(3만명), 도매 및 소매업(2만3000명) 순으로 채용한다.

자료 고용노동부

자료 고용노동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은 이미 구인 및 채용을 줄이고 있다. 올해 3분기 상용 5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인원은 62만1000명이다. 이중 채용 인원은 55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5만1000명(-7.6%), 4만1000명(-6.9%) 줄었다. 3분기 기준으로 구인은 2012년 이후, 채용은 2013년 이후 최저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올해 3분기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의 시기로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을 받았다”며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인해 대학의 구인 수요가 축소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대학교 시간 강사의 처우를 개선하려고 만든 법이 강사의 취업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한편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올 10월 기준 333만4000원으로 조사됐다. 고용부가 이날 내놓은 '11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담긴 내용이다. 전년 대비 0.3% 늘었다. 임금 상승률은 올 8월 0.1%에서 9월 1.9%로 뛰었다가 10월에 다시 줄었다. 고용부는 “코로나19 등에 의한 정액 급여 증가 둔화와 특별급여 감소 등으로 임금 상승률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300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은 1년 전보다 6% 줄어든 469만1000원으로 조사됐다. 항공‧운송업 등의 근로시간 감소에 따른 급여 상승률 둔화 여파를 받았다. 지난해 상여금을 많이 받은 자동차와 조선 회사들이 올해는 받지 않기로 한데 다른 영향도 있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10월 기준 사업체 종사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만5000명 줄었다. 9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권기섭 실장은 “12월에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 12월 고용상황도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공공일자리의 만료 등이 맞물려서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고용둔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