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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친노 유인태 "'소설 쓰네'부터 불길…秋, 검찰개혁 망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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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2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개혁은 제도로서 해야 한다”며 “그런데 추미애 법무부장관 때문에 그 절박한 검찰개혁에 대한 여론이 아주 안좋아졌다”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나오는 ‘추미애 재신임론’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다.

추미애 장관 거취에 대한 생각은.
물러나야 한다. 더 있으면 정권이 어떻게 되겠나. 지지율이 더 빠질텐데.
민주당 일각서 재신임을 공개 거론한다.
일각이라는 게 소위 강성들이다. 거기 끌려가다가는 나라꼴이 어떻게 되라고… 정권이 버틸 수 있겠나.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8월 19일 오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 추 장관이 아주 고압적인 자세를 보여 정권에 큰 부담을 줬다"고 비판했다. 우상조 기자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8월 19일 오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 추 장관이 아주 고압적인 자세를 보여 정권에 큰 부담을 줬다"고 비판했다. 우상조 기자

김남국·김용민·최강욱 등이 주축인 ‘처럼회’가 검찰개혁 기자회견을 했다.
처럼회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무슨 철없는 애들 모임인가. (의미상으로) 철없는 모임이 딱 맞다.  
수사·기소권 분리는 필요하지 않나.
검찰은 해방 이래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안하면서 저희들끼리는 봐주기를 해 온 치외법권 집단이다. 법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검찰개혁을 제도로서 해야되는데 그 절박한 검찰개혁을 두고 추 장관이 여론을 아주 안 좋게 만들었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원로인 유 전 총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그간 추 장관의 거친 언행이 정권에 부담을 줬다”고 비판했다. “멋있게 금의환향하는 것도 아니고, 거의 망가지다시피 나오는 것이기에 당분간 조용히 쉬면서 앞날을 결정해야 한다”고 퇴임 후에도 자숙해야한다고 했다.

이미 사의(지난 16일)를 밝힌 추 장관이 최근 여권의 대선 지지도 조사에서 3위에 올랐다는 진행자의 말에 유 전 총장은 “그냥 거기까지다. 거기까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성 지지층한테는 열광적인 지지를 받을지 몰라도 그건 소수”라며 “하는 일마다 법원에 의해서 저렇게 됐는데 망가진 게 아니고 뭐냐”고 덧붙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신년 사면 발표' 브리핑 후 보좌진과 귀엣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신년 사면 발표' 브리핑 후 보좌진과 귀엣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소설 쓰시네’ 할 때부터 예감이 아주 불길했다. 국회에 와서 그런 식의 얘기를 하면 결국 국민들에게 아주 밉상으로 비친다. 그런 오만한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고도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이어 추 장관이 주도해 온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시도와 관련해 “청와대와 교감이 된 것 같지는 않다”며 “결국 추·윤 갈등이 (여권에겐) 절실한 검찰개혁의 본질을 전부 훼손했다”고 혹평했다.

앞서 유 전 총장은 지난 8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도 추 장관의 행보를 두고 “더 이상 대통령이 방치할 문제가 아니다.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서 시끄럽지 않게 수습을 하라고 지시해야 한다”고 조언했었다.

유 전 총장은 강성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 제기된 윤 총장 탄핵론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냈다. 유 전 총장은 “그럴 때가 아니다. 실제로 당에서도 추진하진 않을 것”이라며 “검찰개혁의 본질을 흐리면서 거칠게 해 온 주무장관을 교체하는 것이 타개책”이라고 했다. 후임으로 거론되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는 “가깝게 격려도 많이 하고, 깍듯이 형이라고 했던 사이”라며 “잘 풀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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