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반 선생님 덕분에 수업준비도 하고, 아이들 더 잘 돌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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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예전에는 근무시간 내내 아이들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는데, 연장반 선생님이 오신 뒤로는 쉬는 시간이 생겼어요.”

보육교사들 어린이집 개편 만족 #내년 전국으로 확대 적용 예정

서울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 허미선(45·여)씨는 올해 보육체계 개편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허씨는 “맞벌이 가정 자녀가 많아서 저녁 늦게까지 아이들이 많은 편인데, 연장반 선생님이 배치되면서 편해졌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월 보육교사 처우개선과 안정적인 돌봄을 위해 보육체계를 개편했다. 개편 이전에는 담임교사 한 사람이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돌봤다. 저녁까지 돌봐야 하는 아이들이 있는 경우 오후 4~5시 이후에는 한 반에 모아 담임 교사들이 돌아가며 저녁 돌봄을 담당했다. 보육교사의 업무시간이 길어졌고, 아이를 오래 맡길 수밖에 없는 맞벌이 부모들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개편 이후에는 기본보육 시간(오전 9시~오후 4시)은 담임교사가, 연장보육 시간(오후 4시~7시30분)은 전담교사가 담당하게 됐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2015년부터 순차적으로 각 어린이집에 배치된 보조교사를 포함해 연장보육교사 5만2000명을 지원했다. 또 0~2세 영아반 담임교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지급되는 교사근무환경개선비를 월 22만원에서 24만원으로 인상하고, 연장보육 전담교사 수당(월 12만원)을 도입했다. 2살 딸을 둔 회사원 전모(35·서울 영등포구)씨는 “퇴근하고 달려가도 아이를 6시 넘어 찾게 되는데 연장반 선생님이 계셔서 예전보다 훨씬 마음이 편하다”라고 말했다.

어린이집 어떻게 달라졌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어린이집 어떻게 달라졌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보육 현장에서도 반기는 목소리가 높다. 보육교사 김모(29·여)씨는 복지부에 편지를 보내 “아이들과 함께 하며 늘 시간에 쫓겨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느꼈다”며 “연장보육반이 신설되고 담임교사들이 주어진 시간에 수업 준비를 할 수 있고, 아이들을 좀 더 여유롭게 돌볼수 있게 됐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방석배 복지부 보육정책과장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어린이집에서 1년 가까이 긴급돌봄만 이어지다보니 개편 작업이 모든 어린이집에 적용되지는 못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어린이집에 연장반 교사가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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