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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GC5131A’ 개발 총력···환자 치료목적 세계 첫 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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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GC녹십자 의약품 국산화 앞장

GC녹십자 연구원이 오창공장에서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GC녹십자 연구원이 오창공장에서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 반세기 동안 혈액제제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필수의약품 국산화를 이끌어 왔다. GC녹십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 치료제 ‘GC5131A’는 지난 5월 국책과제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장에서 다양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서 만든 고면역글로불린이다. 코로나19에 특화된 항체가 더 많이 들어 있다는 점에서 일반 면역 항체로 구성된 대표적인 혈액제제 면역글로불린과는 다르다. 혈장 치료제는 신종 감염병 발발 시 가장 빠르게 투약 가능한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GC녹십자는 영상학적 진단으로 확인된 폐렴 환자와 고령 및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GC5131A는 지난 10월부터 잇따라 치료목적사용 승인이 나오면서 실제 의료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중 임상 수행 기관이 아닌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사용되는 건 GC녹십자의 제품이 최초다. 총 10개의 의료기관에서 27건에 대한 치료목적사용 승인(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중 최다)을 받았다. GC녹십자는 지난달 30일 GC5131A의 3차 추가 생산까지 완료했다. 특히 현재 혈장 확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상용화의 청신호로 해석된다. 지난 8일 기준으로 혈장 공여 의사를 밝힌 등록대상자는 6000명을 넘어섰다. 공여 접근성 향상도 지속해서 이뤄지면서 기존 4개 병원에서만 가능했던 완치자 혈장 채혈은 지난 8월부터 순차적으로 전국 헌혈의 집 57곳에서도 가능해졌다. GC녹십자는 완치자의 공여 접근성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직접 본사 내 콜센터(080-260-8232)와 홈페이지(plasma.gccorp.com)를 운영하고 있으며, 콜센터와 홈페이지 두 곳에서 모두 혈장 공여를 신청할 수 있다.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혈장 치료제는 ‘혈장 치료’와 차이가 있다.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 수혈하듯 투여하는 혈장 치료는 일종의 의료 행위이고, 혈장 치료제는 이러한 혈장에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 의약품이다. 혈장 치료제의 경우 국내에선 GC녹십자가 유일하고, 해외에서는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 소속 기업 등 극소수 제약사만 개발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는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들이 해외용 혈장 치료제 공동 개발을 위해 결성된 연합으로, 글로벌 ‘톱10’ 혈액제제 기업이 거의 다 속해있다.

고위험군 환자 60명 대상 임상 2상 진행 
국내에서 유일하게 얼라이언스에 합류한 GC녹십자는 자체 개발 중인GC5131A를 국내에서만 상용화하면서 얼라이언스와 공동 개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선두기업들의 역량을 한데 모은 만큼, 개발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인    다. 실제로 글로벌 얼라이언스의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임상은 3상으로 직행했다. 임상시험 IND 신청서가 지난 8월 승인받았고 지난 10월 첫 투약이 시행됐다. 이번 임상에 들어가는 혈장 치료제는 국내에서 GC녹십자가 2상 진행하고 있는 고면역글로불린(코로나19 완치자 혈장에서 다양한 항체를 포함하는 면역 단백질을 분획한 제제)과 같은 치료제다.

국내와 다르게 글로벌에서 혈장 치료제 임상 3상을 바로 시작하는 것은 해외에서 이미 기존 면역글로불린(IVIG)의 치료 효과에 대한 신뢰도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기존 IVIG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는 혈장 치료제 적정용량 탐색이 요구돼 임상 2상부터 진행 중이다. 미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은 IVIG의 용량 용법을 혈장 치료제에 적용해 임상 1·2상을 면제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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