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청객 무좀, 식초로 퇴치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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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졌다. 무좀은 피부사상균 등의 곰팡이균이 원인이기 때문에, 덥고 습한 여름철에 심해지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이라 하겠다.

겨울동안 무좀균은 포자 형태로 피부 각질 깊숙이, 또는 신발 안쪽에 숨어서 겨우 목숨만을 부지하고 있다가, 여름철 날이 더워지고 발온도가 올라가며, 발에 땀이 나 축축해지면 서서히 바깥으로 나와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다.

◇ 무좀은 불치병이나 난치병이 아니다

십수년씩 무좀과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고, 또 무좀은 완치가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무좀이 불치병이나 난치병이기 때문이 아니다.

무좀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흔하고 별것 아닌 병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 몸에서 가장 멀리 있고 늘 양말이나 신발속에 가려져 있는 발에 주로 생기기 때문에, 그만큼 완치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들 하기 때문일 것이다.

무좀에는 너무나 많은 바르는 약들이 나와있다. 의료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약값이 비싼 것도 아니고, 그 약효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별도의 민간요법이 필요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사람들은 빙초산이나 식초를 비롯해서, 각종 민간요법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기를 귀찮다고 생각하거나, 약을 꾸준히 바르지도 않고 성급히 효과가 없다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 민간요법보다 전문의와 상담해야

빙초산이나 식초에 소주를 탄 물에 발을 담그면 효과가 좋다고 하고, 또 식초에 정로환이나 식초에 계란 흰자 등을 사용하여 민간요법하는 사례가 많다. 심지어는 뜨거운 백사장 모래를 밟고 걷기, 유황, 마늘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시행하다가 화학적 화상(chemical burn) 및 2차 세균감염이 되어 발이 퉁퉁 붓고 진물이 나며 통증이 유발된 시점에서 비로소 병원을 찾는 예가 많이 있어, 피부과 전문의로써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식초 등이 피부의 각질을 벗겨내주고 살균효과가 좋아 당장은 좀 깨끗하게 보이고 가려움증도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균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피부까지 상하게 하는 결과가 생기는 것이다. 또한 곰팡이가 완전히 죽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시 재발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즉, 무좀에 시행하는 민간요법은 경우에 따라 일시적인 효과는 잠시 있는 듯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훨씬 위험한 경우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들은 시행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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