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은 내국인과 외국인을 가리지 않았다. 코로나19로 국내에 거주한 이민자의 일자리도 크게 줄었다.
외국인 취업자 84.8만명, 1.5만 줄어 #절반이 월급 200만~300만원 미만 #81%는 “한국 생활에 만족한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0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외국인 취업자 수는 84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5000명(1.8%) 줄었다. 고용률도 63.7%로 지난해와 비교해 1.6%포인트 하락했다. 외국인 고용률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좋지 않았다.
외국인 실업자는 올해 5월 기준 7만명으로 전년 대비 1만9000명(38.2%) 늘었다. 외국인 실업자 수가 7만명을 기록한 것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실업률도 7.6%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상승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5년 이내에 귀화한 ‘귀화허가자’의 고용 관련 지표도 마찬가지로 역대 최악이었다. 고용률은 59.1%로 지난해보다 5.7%포인트 줄었고, 실업률은 7.7%로 1.7%포인트 올랐다.
외국인 취업자 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광·제조업(-2만명, -5.0%)과 건설업(-1만명, -10.0%) 분야에서 감소 폭이 컸다. 귀화허가자는 도소매·음식·숙박(-1000명, -13.4%), 사업·개인·공공서비스(-700명, -12.1%)에서 많이 줄었다. 코로나19 타격이 큰 분야에서 외국인 일자리가 많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외국인 국내 취업자의 45%는 제조업에서 종사하는데 지난 5월에 코로나19로 주요국 경제봉쇄가 이뤄지면서 취업자 수가 많이 줄었다”며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건설업과 도소매·음식·숙박에서도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절반 이상(51.1%)은 월평균 200만~3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았다. 100만~200만원 미만(27.8%)과 300만원 이상(16.4%)이 뒤를 이었다. 귀화허가자의 경우 월 임금 100만~200만원 미만(48.0%)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경제 사정이 좋지는 않았지만, 이민자 대다수는 한국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국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외국인은 81.0%, 귀화허가자는 81.5%였다. 그럼에도 지난 1년간 차별 대우 경험 있는 외국인은 20.3%, 귀화허가자는 24.1%였다. 차별 이유는 출신 국가가 가장 많았다. 영주(F-5) 체류자격을 제외한 외국인 86.5%는 체류 기간이 만료된 뒤에도 한국에 계속 체류하길 희망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