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징크스 넘은 2019 신인왕 정우영 "내년엔 홀드왕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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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투수 정우영. [사진 LG]

LG 트윈스 투수 정우영. [사진 LG]

신인왕에 오른 뒤 2년차 징크스를 넘었다. 이제는 리그 최고의 불펜투수와 태극마크를 바라본다. LG 트윈스 잠수함 투수 정우영(21) 이야기다.

지난해 LG에 입단한 정우영은 팀의 숙원을 풀었다. 4승 6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해 신인왕에 올랐다. LG 선수로는 1997년 이병규 이후 22년 만이다.

2년차 징크스도 가볍게 넘었다. 올 시즌 4승 4패 5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65경기에 출전했고, 탈삼진도 9이닝당 5.23개에서 7.08개로 증가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 스탯티즈 기준)은 2.62로 구원투수 중 조상우(키움, 2.93), 박준표(KIA, 2.63)에 이은 세 번째다.

정우영은 "첫 해엔 한번 슬럼프가 오면 빠져 나오지를 못했다. 초반은 좋았지만 슬럼프가 오면서 조급해지면서 부상도 왔다. 올해는 조금이나마 경험이 쌓이면서 후반 고비를 견뎠다. 점수를 준다면 85점 정도다. 시즌 후반에 사사구를 많이 주면서 스스로 무너진 게 조금 아쉽다"고 2020시즌을 돌이켰다.

그는 올시즌 기억에 남는 경기로 8월 5일 KIA전을 꼽았다. 정우영은 "1이닝을 3삼진으로 막은 경기다. 내 공을 믿고 자신 있게 던졌는데 제구가 정말 잘 됐다. SK와의 마지막 경기도 기억에 남는다. 정말 중요한 경기였는데 조금 빠른 시점에 등판해서 다행히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2대3으로 아쉽게 패했다. 우리 선수들 모두 너무 아쉬워했다"고 했다.

시행 착오가 없었던 건 아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정우영은 선발투수에 대한 생각을 가졌다. 코칭스태프도 고민했다. 그러나 캠프를 치르는 과정에서 원래 보직을 유지했다. 정우영은 "지금은 선발 욕심은 전혀 없다. 내게 주어진 역할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고 했다.

현재 자율훈련중인 정우영은 "시즌 종료하고 일주일 정도 쉬었다. 지난 주부터 본격적으로 몸 만들기를 시작했다. 아침 일찍 운동을 시작하고, 오후에는 회복 겸 휴식을 취한다"고 했다. 이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옆구리 투수의 가장 큰 숙제는 역시 왼손타자 상대와 떨어지는 구종이다. 정우영은 "내년에는 우선적으로 퀵모션을 빠르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구종 추가는 다음"이라며 "기록을 보면 좌타자 상대(피안타율 0.189, 피장타율 0.233)로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중요한 순간에 사사구를 많이 내주며 어렵게 갔다. 자신있게 공을 던지지 못했는데, 그 점을 보완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미 내년 목표도 뚜렷하다. 홀드왕, 그리고 국가대표다. 정우영은 "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주어진 역할을 다 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이다. 개인적으로는 홀드 1위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또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했다.

정우영은 "올 시즌보다 팀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고 싶다. 건강하게 풀타임으로 한 시즌을 뛸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인데 부디 잘 극복하여 내년에는 팬들 가득한 야구장에서 경기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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