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망자 1000명 육박' 독일도 27일 백신 접종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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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독일이 영국, 미국에 이어 연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돌입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를린 시 정부는 16일(현지시간) 보건부 장관과 독일 16개 주 보건 당국자들과 회의를 한 뒤 "연방 주들은 27일 코로나19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양원에 거주하는 고령자가 우선 접종 대상이다.

독일은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유럽의약품청(EMA)의 백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EU를 법적으로 탈퇴한 영국은 자국 규제당국의 결정에 따라 승인과 접종에 돌입했다.

그사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독일이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한 16일은 강화된 봉쇄 조치가 발효된 날인 동시에 독일의 일일 신규 사망자 수가 1000명 가까이 나오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한 날이기도 하다.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집계에 따르면 이날 신규 사망자는 952명, 신규 확진자는 2만7728명으로 나타났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 [AFP=연합뉴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 [AFP=연합뉴스]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은 EMA의 백신 승인이 늦어지는 데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독일 기업인 바이오엔테크가 개발에 참여한 백신이 영국과 미국에서는 승인을 받아 접종에 돌입했는데 정작 독일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사의 백신 개발 과정에는 독일의 지원금 3억7500만 유로(4915억원)도 들어가 있다.

당초 EMA는 오는 29일까지 승인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지만, 독일이 빠른 승인을 촉구하고 나서자 일정을 일주일가량 앞당겼다.

15일 독일병원협회(DKG)는 EMA에 백신 승인을 촉구하면서 "우리가 29일까지 승인을 기다릴 시간이 있는지 모르겠다. 유럽은 더 일찍 승인을 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독일 언론 빌트지는 "EMA가 23일까지 백신 승인을 마칠 것"이라고 보도한 데 이어 슈판 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23일까지 승인을 결정한다는 보도에 대해 (EMA 관계자에게)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EMA 대변인은 AFP에 "우리는 29일이라는 날짜를 갖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변한 것이 없다"고 보도를 부인했지만 이후 EMA는 성명을 통해 "백신 평가 회의를 21일로 앞당겼다"고 밝혔다.

21일 평가회의에 들어가면 최종 승인은 23일 정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MA가 회의 후 권고를 내리면 EU 집행위가 최종 결정을 한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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