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시간보내기' 유튜브 시청 늘자…무력감·외로움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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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로고. 중앙포토

유튜브 로고. 중앙포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시기에 '시간 보내기' 용도로 유튜브를 장시간 시청하자 무력감과 외로움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손영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와 허만섭 교양대학 부교수는 '코로나19 확산 후 소셜미디어(SNS) 이용과 무력감·외로움 체감에 관한 연구'를 지난달 한국디지털콘텐츠학회에 논문으로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 6월 성별과 전공이 다양한 대학생 149명을 대상으로 비대면기 소셜미디어(유튜브·카카오톡·인스타그램·페이스북·블로그·트위터 등 6개) 이용행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학생들의 하루 평균 소셜미디어 이용 시간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 시간이 가장 크게 증가한 매체는 유튜브였다. 평균 2시간 22분에서 코로나19 확산 후 3시간 23분으로 늘었다. 카카오톡(1시간 44분→2시간 5분), 인스타그램 (52분→1시간 8분)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시간 보내기' 목적으로 유튜브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연구진이 설문을 바탕으로 다중회귀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확산 이후 시간 보내기 목적의 유튜브 이용 동기가 클수록 대학생들의 무력감과 외로움의 체감 정도가 유의하게 커졌다.

시간 보내기 목적으로 유튜브를 이용할수록 무력감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방식으로 분석했을 때 무력감은 집에 있는 시간과 유튜브 이용 시간에 비례해 더 커졌다.

설문에 참여한 한 대학생은 "코로나 이후 심한 날은 하루에 유튜브를 10시간 본 적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독된 사람처럼 안 보고 싶은데도 보게 된다"며 "눈이 나빠지는 느낌과 함께 두통, 피로가 몰려오고 이대로 가다간 우울증에 걸려버릴 것 같다"고 응답했다.

한편 비대면기 소셜미디어 이용에 대한 국내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비대면기 유튜브 과다 시청이 무력감과 외로움에 관한 정서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시사점을 남겼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양상은 유튜브 중시청자(YouTube heavy user) 문제와 같은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며 "'자기효능감'을 유지하기 위해 비대면기에도 소셜미디어 이용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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