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추정환자 국내 첫 발생

중앙일보

입력

국내에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추정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국립보건원은 중국 베이징에서 28일 오전 귀국한 K씨(41)가 고열과 기침에다 폐렴 증상이 나타나 사스 추정환자로 판정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보건원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이를 곧 보고할 계획이다.

K씨는 베이징에서 두 달간 어학 연수를 하고 중국 국적기인 중국국제항공 편으로 귀국했으며 귀국 당시 인천국제공항 검역과정에서 고열 등 이상증세를 보여 바로 격리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보건원은 K씨가 탔던 비행기에서 그와 가까운 자리에 앉았던 일곱명 중 네명을 열흘간 자택 격리 조치하는 한편 나머지 83명의 승객에 대해 전화 추적 조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근접 승객 일곱명 중 나머지 세명은 외국인으로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어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2차 감염이 우려된다.

국립보건원 김문식 원장은 "K씨의 증세가 WHO의 사스 환자 판정기준과 일치해 사스 추정환자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WHO는 ▶위험지역 여행▶고열.기침 등 호흡기 증상▶폐렴 증세 등 세 가지 조건에 맞으면 사스 추정환자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金원장은 "이 환자에게 나타난 폐렴이 사스처럼 바이러스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세균에 의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2~3일 후 최종 결과가 세균성 폐렴으로 나오면 추정환자에서 제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건원은 K씨를 강제 격리조치하는 한편 방사선 검사와 가검물 검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사스 자문위원회의 박승철 자문위원장은 "첫 환자가 발생한 만큼 사스와의 전쟁을 선포해 방역대책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보건원은 국내 사스 의심환자가 모두 14명으로 늘었다고 29일 밝혔다.

보건원은 또 이날 오후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등 의료단체 관계자들과 사스 관련 회의를 열어 사스 유사환자 감시체계를 한층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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