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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하루 400명 확진시 6일 만에 한계도달'…‘자가격리치료’ 나올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속 확산으로 병상 부족이 점차 현실화하면서 ‘자가격리치료’ 가능성이 제기된다. 확진자를 격리치료 하는 대신 자택에서 치료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자치구를 중심으로 생활치료센터와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대응 속도에 비해 확진자 증가 속도가 현저히 빠르다. 하루 4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올 경우 서울시는 6일만에 병상 여력이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서울 확진자 399명…400명 이상이면 ‘초비상’ 단계

서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서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13일 0시 기준 서울에서는 총 399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후 최대 수치다. 같은 날 전국 확진자 수는 처음으로 네 자릿수(1030명)를 기록했다. 전국 확진자 중 38.7%가 서울에서 나온 셈이다. 강서구 성석교회에서 51명의 신규 확진자(누적 140명)가 쏟아졌고 동대문구 지혜병원에서도 13명의 신규 확진자(누적 58명)가 나오는 등 집단감염이 이어졌다.

문제는 병상 부족이다. 12일 기준 감염병전담병원의 병상 가동률은 87.5%였다. 지난달 10일 가동률이 31.3%였던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56.2%포인트가 치솟은 셈이다.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 12일 기준 서울시가 보유한 68개 병상 중 입원 가능한 병상은 4개밖에 남지 않았다. 생활치료센터의 병상 중 즉시 이용 가능한 병상은 전체(1937개)의 16.1%까지 떨어졌다.

서울시, 하루 400명 ‘초비상’ 규정…“자가격리치료 준비”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10월 작성한 '생활치료센터 운영효율화 기본계획' 일부. [서울시]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10월 작성한 '생활치료센터 운영효율화 기본계획' 일부. [서울시]

이에 따라 가용 병상 한계상황이 되면 확진자를 집에서 치료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0월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작성한 ‘코로나19 감소 및 대유행(Pandemic) 대비 서울시 생활치료센터 운영 효율화 기본계획’에 따르면 서울에서 하루 확진자가 400명 이상 발생하면 ‘초비상’으로 분류된다. 현재보다 확진자가 1명이라도 더 추가되면 이 기준에 들어가는 셈이다.

서울시는 이 문서에서 “(하루 확진자) 400명 이상 발생, 누적 확진자 1만명을 초과 발생 시 자가격리치료 방안을 준비한다”고 했다. 서울시 누적 확진자는 이미 지난 6일 1만명을 돌파해 13일 0시 기준 1만2187명에 달한다. 병상을 받지 못해 자택에서 기다리는 '대기 환자'는 8일 125명→9일 157명→10일 189명으로 늘고 있다.

대응 속도 앞서가는 코로나19 확산 속도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10월 작성한 '서울시 생활치료센터 운영효율화 기본계획' [서울시]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10월 작성한 '서울시 생활치료센터 운영효율화 기본계획' [서울시]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에 생활치료센터를 1개씩 설치하는 등 병상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문제는 확산 속도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자치구 생활치료센터 설치는 초비상보다 한 단계 아래인 ‘비상(일 확진자 250명 이상, 시 보유 병상 3000개 소진)’에 준하는 조치로 서울은 지난 2일 처음으로 이 조건을 충족했다. 이에 따라 자치구가 5000개, 서울시가 5000개까지 병상을 늘리는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그러나 이 조치가 채 완성되기도 전에 초비상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늘었다. 10일까지 252명이던 확진자는 불과 이틀 만에 ‘초비상’ 기준에 준하는 399명까지 늘었다. 지난달 말(155명)과 비교하면 보름이 채 안 돼 2.6배로 늘어난 양상이다. 지난주부터 25개 자치구가 확보한 병상은 아직 약 2000개 수준이다. 아직 3000개를 더 설치해야 한다.

서울시는 10월 대응 계획을 작성할 당시 “하루 4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의료기관 대응이) 6일 안에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분석했었다. 다만 10월에 비해 생활치료센터 병상은 1625개→1937개로 늘어나고 감염병전담병원에서도 병상이 추가되는 등 대응 역량이 늘어난 상태다.

서울시 “병상 확충으로 최대한 막을 것”

한달 새 폭증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률.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한달 새 폭증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률.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윤보영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생활치료센터와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확충으로 최대한 막을 계획”이라며 “아직 자가치료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도 접촉자 자가격리를 하는 상황이어서 (자가치료가) 현실적으로 적용은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며 “이 경우 추가로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아니지만, 이웃 주민의 불안감 등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13일 브리핑에서 “다음주 중증환자 치료병상 10개를 추가 확보할 것”이라며 “서울시 생활치료센터 병상 280개, 13개 자치구 생활치료센터 병상도 1008개 확보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코로나19 긴급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금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해야 한다”며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시사했다.

허정원·김현예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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