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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 업그레이드] 3. 눈을 밝히자

중앙일보

입력

나이가 들었음을 가장 절감할 때가 눈이 침침하고 시려서 신문을 읽지 못할 때다. 대개 45세를 전후해 찾아오는 안구 건조증과 노안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30대 후반부터 이 같은 진단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장시간 모니터를 쳐다보는 등 20, 30대부터 눈을 혹사시키는 사람이 많아진 탓이다. 중년의 눈을 가장 괴롭히는 안구 건조증과 노안에 대해 살펴본다.

◇안구 건조증 눈물이 부족해 나타나는 질환. 일종의 노화현상이기도 하다. 눈이 침침하거나 뻑뻑하며 이물감을 느끼거나 눈부심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눈물의 양이 적은 것도 문제지만 빨리 마르는 것도 문제다. 눈물에 정상적으로 함유돼야 할 기름 성분이 부족하면 양이 많아도 쉽게 증발해 안구 건조증이 생긴다.

눈 자체보다 식사와 운동.휴식 등 전반적인 신체 관리에 힘써야 안구 건조증이 근본적으로 좋아질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치료방법은 인공 눈물을 수시로 넣어주는 것이다.

생리식염수를 넣는 것은 좋지 않다. 일시적으론 시원하지만 이내 안구 건조증이 더욱 심해진다. 눈물에 있어야 할 기름 성분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인공 눈물은 증상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넣어야 제대로 효과를 본다.

눈꺼풀 마사지도 알아두면 좋다. 눈물의 기름 성분을 만들어내는 눈꺼풀의 기름샘이 노화로 막혔을 때 효과적인 방법이다.

매일 아침 세수할 때 안약을 면봉에 묻혀 아래 눈꺼풀에서 눈썹이 나오는 부위를 20회 정도 문질러주면 된다.

공기의 습도도 중요하다. 실내에선 가습기를 틀어주고 온도를 낮춰 습도를 올려줘야 한다. 머리 염색이나 스프레이, 눈화장, 헤어 드라이어는 안구 건조증을 악화시키므로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이런 방법으로도 좋아지지 않고 생활에 많은 불편을 준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눈과 코 사이의 눈물 통로를 막아 눈물을 알뜰하게 쓰게 해주는 수술이다.


◇노안(老眼) 수정체를 볼록하게 만들어주는 근육이 노화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발생한다. 노안은 음식이나 운동 등 어떠한 방법으로도 예방이나 치료가 불가능하다.

신문 글씨가 갑자기 흐릿하게 보이면 노안이라고 봐야 한다. 눈의 건강을 위해선 돋보기 안경을 쓰는 것이 가장 좋지만 불편한 데다 남의 눈에 띄는 것이 흠이다.

최근엔 돋보기 안경을 대신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등장했다.

첫째는 노안 교정용 콘택트 렌즈로 미국 식품의약국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을 거쳤다. 안과나 안경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일종의 다초점 렌즈다.

렌즈 중앙 부분은 가까운 거리를, 바깥 부분은 먼 거리를 보는 데 쓰도록 고안했다. 모양이나 사용법은 일반 렌즈와 동일하다. 비용은 20만~40만원.

둘째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한 노안 교정수술이다. 근시교정술인 라식처럼 레이저를 이용한다.각막의 굴절률을 높여줘 가까운 것을 잘 보이게 한다.

특히 원시가 있는 사람에게 나이 들어 노안이 생긴 경우 효과적이다. 이런 환자는 가까이 있는 것과 멀리 있는 것이 모두 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근시용과 원시용의 안경을 모두 사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그러나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해 한쪽 눈은 먼 거리를 볼 수 있도록, 다른 쪽 눈은 가까운 거리를 볼 수 있도록 달리 교정하면 안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수년 전 국내에 도입된 LTK시술(레이저의 열로 각막 일부를 응고시켜 노안을 치료하는 방법)도 돋보기 안경을 벗을 수 있는 방법이다.

비용은 한쪽 눈에 1백50만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게다가 아직 충분한 시술 사례가 쌓이지 않아 장기적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것이 흠이다.

*** 도움말 주신 분=서울대병원 안과 이진학 교수, 윤호병원 안과 박영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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