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 한강 이북에 있는 '강북' 아파트값이 한강 이남에 있는 '강남' 아파트값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산에서 바라본 강북 아파트. 연합뉴스
3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지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 한강 이북 14개 구 아파트값은 평균 12.79% 올랐다.
한강 이남 11개 구가 평균 10.56%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더 가팔랐다.
강북이 강남보다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인 건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2008년 당시 강북 아파트값은 9.36% 올랐지만, 강남 아파트값은 1.94% 내렸다.
구별로 보면 지난해 연말 대비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은 노원구(19.02%)가 가장 높았다. 종로구(6.22%), 서초구(6.30%), 용산구(6.91%)는 최하위권이었다.
올해 들어 4월부터 강북 아파트값 증가율이 강남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올해 6월 1일은 부동산 보유세 과세 기준일, 6월 30일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 종료일이라 이 시점을 앞두고 강남권 고가 아파트 매물이 늘고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6월부터는 서울에서 30대 이하 젊은층의 '패닉바잉'(공황매수) 현상이 나타난 시기로, 자금력이 부족한 젊은 층 수요가 강북 중저가 아파트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감정원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현황 통계에 따르면 30대 이하의 서울아파트 매수 비중은 5월 32.1%에서 6월 36.1%로 급등했고, 10월에는 43.6%에 이르렀다.
여기에 8월부터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 시행 여파로 전세난이 닥치면서 강북 아파트 매매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강북권 아파트값의 상대적 강세는 주택 시장에서 젊은 세대가 핵심 수요층으로 떠오른데다, 전세난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며 "강북 아파트 강세 추세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