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무기력증 금세 낫죠"

중앙일보

입력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기(氣)는 분명한 실체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미세 영양소의 작용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능의학연구소장 제프리 블랜드(56)박사는 미세 영양소의 중요성을 이렇게 역설했다.

블랜드 박사는 1971년 오리건 대학에서 생화학박사 학위를 받고 82년 라이너스 폴링 연구소장을 역임하면서 영양에 관해 7권의 저서와 1백여편의 학술논문을 펴낸 영양학의 대가.

지금까지 7만5천여명의 의사와 간호사.약사 등이 그의 강연을 들었다.

1992년 신체의 기능을 영양학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기능의학연구소를 설립했고 2000년부터 제약회사인 메타제닉의 회장직도 맡고 있다.

"만성적인 피로와 근육통.소화불량.불면증 등 현대인이 호소하는 많은 증상은 구조의 문제가 아닌 기능의 문제입니다. 의사들이 아무리 매달려 연구해도 세포나 조직 등 구조적인 문제는 발견되지 않지요. 그러니까 검사결과는 정상인데 환자들은 아픈 것입니다."

그는 현대 의학, 특히 의사들이 영양에 너무 무지하다고 꼬집었다. 사람의 몸은 결국 먹는 것에 의해 좌우되는데 기존 의대 교육이 지나치게 질병 위주로 구성돼 이런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수백 가지로 구성된 미세 영양소는 비록 미량이지만 생명활동에 필수적인 물질입니다. 이들은 단백질이나 지방.탄수화물처럼 신체를 구성하거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주역은 아니지만 수백만 가지 신진대사를 조율하는 숨은 실력자입니다."

칼슘과 마그네슘과 같은 몇 가지 광물질의 균형만 잡아줘도 자신을 평생 괴롭혀온 근육통에서 벗어날 수 있고 식단에서 결핍되기 쉬운 아미노산 몇 가지만 보충해도 기력이 없어 허우적대곤 했던 피로를 이겨낼 수 있다는 것.

그는 자신의 경험과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미세 영양소에 의한 신진대사 조절기능을 '생체 전환(biotransformation)'으로 명명하기도 했다.

미세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역시 자연계에 존재하는 식품, 즉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유기물이면 무엇이든 골고루 먹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에게 무엇이 넘치고 무엇이 부족한지 알기 위해선 의사의 식단 분석과 맞춤형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