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음식] 오곡밥·나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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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은 '정월 대보름'(15일)이 있는 달. 오곡밥.무국.묵은 나물.황태구이.백김치.과일로 대보름 식탁을 풍성하게 꾸며 보자.

예부터 우리 민족은 음력 정월 14일(작은 보름) 저녁에 달을 보면 일년 운이 좋다고 해 달맞이를 하고 오곡밥을 짓고 묵은 나물을 마련해 이웃끼리 나눠 먹었다.

◇키워드는 '대보름'

오곡이란 쌀.보리.조.콩.기장을 이른다. 그러나 대보름에는 이 오곡만을 고집하진 않는다. 가정이나 지역에 따라 넣는 곡식이 조금씩 달랐다. 밤.잣.대추 등을 대신 넣기도 한다.

오곡밥을 지을 때는 차진 곡식이 많이 들어가므로 보통 때보다 밥물을 적게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방에 따라서는 찌기도 한다. 오곡밥은 탄수화물 섭취에 치우친 백미와는 달리 다양한 비타민.미네랄을 공급해주는 등 쌀밥보다 영양적으로 더 균형잡힌 음식으로 평가된다.

묵은 나물은 가을에 호박.가지.시래기.곰취.갓잎.무청.버섯.무 등 아홉가지 나물을 손질해 말려두었다가 대보름이 오면 삶아서 기름에 살짝 볶은 것이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이경신 국장(영양학박사)은 "건채소(묵은 나물)는 하루 정도 미리 물에 불렸다가 충분히 삶아 무치거나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볶는 것이 제 맛"이라고 말했다.

오곡밥과 묵은 나물은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미네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이섬유까지 풍부한 음식이다.

식이섬유는 소장에서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방해하고, 간에서는 합성을 감소시키며, 장에서는 배설을 증가시켜 고(高)콜레스테롤혈증의 예방.치료에 매우 소중하다. 또 소장에서 당의 흡수를 느리게 해 당뇨병 환자에게 유용하다.

오곡밥과 묵은 나물만으로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겨울철 별미이자 나물과 잘 어울리는 황태구이가 제격이다.이는 북어조림으로 대신해도 무방하다.

무국은 일년 내내 가장 많이 식탁에 등장하는 국중 하나이나 가을철 햇무로 만든 것이 가장 맛이 뛰어나다.맛이 깔끔하고 열량이 높지 않으므로 열량이 높은 대보름 식탁에 함께 올려놓기에 안성맞춤이다.

◇연령별 추천 음식

유년기 어린이(초등학교 저학년까지)에겐 밥.반찬을 대신할 수 있는 마카로니 그라탕이 권장됐다.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카로니와 크림소스를 넣고 모차렐라 치즈를 얹으면 이 시기에 필요한 열량.단백질.칼슘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음식은 한그릇에 담겨 있어 어린이의 편식을 막아준다.

청소년에겐 역시 모차렐라 치즈를 이용하고 밥.반찬을 대신할 수 있는 김치 피자토스트가 추천됐다. 오곡밥.묵은 나물 등 우리 맛과 치즈 등 외국의 맛이 조화되는 소위 퓨전 음식의 본보기로 이를 제시한 것.

재료와 조리법은 이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다. 먼저 김치.쇠고기.햄.양파를 채 썰고 양송이는 모양대로 납작하게 썰며, 김치.쇠고기는 살짝 볶는다. 이어 식빵 위에 버터를 바르고 준비된 재료를 얹은 뒤 맨 위에 모차렐라 치즈를 얹어 오븐이나 전자레인지에 구워내기만 하면 요리가 완성된다.

성인을 위한 이 달의 음식으론 겨울의 별미국인 생태탕이 선정됐다.

생태탕은 단백질이 풍부하다. 육류와는 달리 지방.콜레스테롤의 과다 섭취를 피할 수 있는 저지방.고단백 음식이어서 성인병 예방에 좋다.

노인에겐 겨울철 음식으로 소화가 잘되고 염분량을 조절하기도 쉬운 콩비지찌개가 추천됐다. 콩은 예부터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불릴 만큼 우수한 단백질 공급 식품이다. 최근엔 콩의 단백질 성분과 이소플라빈이라는 색소 성분이 항암작용을 하는 것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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