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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 렌즈’ 테스트 중인 화웨이…내년 플래그십에 채용될까

중앙일보

입력

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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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눈만큼 초점을 빨리 맞추는 ‘액체 렌즈’가 탑재된 스마트폰이 나올까. 중국의 화웨이가 내년에 출시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P50 시리즈에 액체 렌즈 탑재를 목표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즈모차이나 등 중국 IT매체는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액체 렌즈 시험의 최종 단계에 들어갔다”고 30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화웨이의 액체렌즈는 소니의 이미지센서(IMX782)와 함께 망원카메라에 적용될 전망이다. 또 화웨이가 만든 액체 렌즈는 내년부터 대량 생산되어 중국의 다양한 기업들이 관련 제품 출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액체 렌즈 기술은 말 그대로 렌즈 속에 들어있는 액체를 사용해 초점을 맞추는 것이 특징이다. 광학 렌즈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초점을 바꾸는 기존 카메라와 달리 인간의 눈처럼 밀리초(1000분의 1초) 단위의 빠른 초점 변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은 현재 산업용 카메라에서 일부 사용되고 있지만, 스마트폰에는 적용된 적이 없다. 2018년 11월 액체 렌즈 기술을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내용의 특허를 출원한 화웨이는 액체의 동작과 렌즈의 안정성 등을 높이는 작업을 꾸준히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 내 소식 외에 실체가 없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내놓는 새로운 기술은 실제 제품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루머에 그친 경우가 많다”면서 “액체 렌즈 기술의 안정성이 얼마나 될지, 실제 채택의 이점이 큰지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웨이가 P50 시리즈에 일부 기술 과시용 기능을 넣을 순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5090만대를 판매했다. 삼성전자(8020만대)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긴 했지만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1510만대나 감소한 수치다. 지난달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메이트40의 경우 화웨이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들어간 마지막 제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화웨이는 AP칩을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에 주문해 생산해왔는데, 미국이 이를 막아 수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리처드 유(중국명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부문 CEO는 ‘차이나 인포100 서밋’에서 “메이트40이 고급 사양의 기린 칩을 장착하는 마지막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통해 유출된 화웨이의 신작 스마트폰 '메이트 40' 렌더링 이미지. 오는 9월 첫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온리크스(@OnLeaks) 트위터 계정]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통해 유출된 화웨이의 신작 스마트폰 '메이트 40' 렌더링 이미지. 오는 9월 첫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온리크스(@OnLeaks) 트위터 계정]

그러나 최근에는 화웨이가 내년 3월 선보일 P50에도 기린9000을 탑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제재에 대한 비판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화웨이가 부품 수급의 어려움을 과장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IT매체 GSM아레나는 “화웨이는 TSMC와의 거래가 차단되기 전에 수백만 개의 기린 9000 칩셋을 미리 생산해 비축해 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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