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MVP 양의지, 2개 팀에서 MVP는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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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33)가 기자단 투표 80표 중 36표를 얻어 2020시즌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팀 동료 드류 루친스키(33표), 나성범(1표)을 제쳤다. 양의지는 타율 0.318(22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양의지 등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모기업 NC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집행검을 들어올리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양의지 등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모기업 NC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집행검을 들어올리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의지는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2016년 생애 처음으로 KS MVP를 수상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가 NC였다. 올해는 친정팀 두산을 상대로 이기고 두번째 KS MVP를 받았다. KBO리그 사상 다른 팀 소속으로 2번이나 MVP를 받은 것은 양의지가 처음이다. 앞서 KS MVP 2회 수상자는 김용수(LG·1990, 94), 이종범(해태·1993, 97), 오승환(삼성·2005, 2011) 등 3명이 있는데 모두 같은 팀에서 받았다.

당대 최고의 포수라는 평가를 받는 양의지는 투수 리드는 물론 타석에서도 불방망이를 자랑한다. 실력을 인정받아 2018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125억원에 NC로 팀을 옮겼다. 양의지가 오자마자 NC는 2018년 최하위에서 지난해 5강에 들었다.

그리고 올해는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끄는 한편 4번 타자로도 활약했다. 양의지는 KS에서도 제 역할을 다했다. 시리즈 초반에는 베테랑 포수답지 않은 실수를 범했지만, 점점 긴장을 풀었다.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5차전에서는 쐐기 투런포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폭발했다.

양의지는 24일 한국시리즈 6차전 9회 초 2사에서 두산 최주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자 마운드로 달려가 마무리 원종현을 끌어안았다. NC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도 뛰어나왔다. 양의지는 눈물을 흘리며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선사한 모형검(엔씨소프트 대표 게임 리니지의 강력한 무기 '집행검')을 번쩍 들어올리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양의지는 "지난 시간들이 생각이 많이 나서 눈물이 났다. 한국시리즈인데 양의지 시리즈라고 해서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 긴장을 풀기 위해서 두산 선수들에게 장난도 쳤는데, 욕을 너무 먹었다. 그래서 진지하게 임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승 하나만 보고 달렸는데, MVP까지 받을 줄 몰랐는데 감사하다.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집행검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이 검이 우리 팀을 먹여 살리지 않았나. 박민우가 'NC하면 게임이니까 이런 세리머니를 하자'고 아이디어를 냈다. 엔씨소프트에서도 이 아이디어를 흔쾌히 받아주고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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