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21일(현지시간) 중미 카리브해 국가인 과테말라 국회의사당이 불길에 휩싸였다. 수도 과테말라 시티 시민들로 이루어진 수백명의 시위대가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도중 발생한 화재였다. 보도에 따르면 얼굴을 가린 시위대는 의사당 정문과 창문을 통해 불이 붙은 물건들을 던져 넣었다. 당시 의사당 경비요원은 없었다.
시위를 촉발한 것은 예산 통과였다. 2021년 과테말라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로 국민의 부담을 가중하는 것과 비교해 교육과, 건강, 인권을 위한 예산은 줄어든 것이었다. 국민이 이에 반발하며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이날 국회의사당 앞 헌법 광장에 모여 '부패한', '개자식', '부패한 자를 투옥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시위 과정에서 성난 시민들이 국회의사당 안으로 불이 붙은 물건을 던져 화재가 발생했고, 집기와 전시물이 불타기도 했다.
앞서 부통령 기예르모 카스티요는 내년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대통령에게 "나라를 위해 동반 퇴진하자"고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과테말라 등 중미 국가들은 11월 들어 2주 간격으로 발생한 허리케인으로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해 큰 피해를 본 바 있다.
잠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은 지난 6일 "(허리케인 '에타'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가 150명가량"이라고 밝혔다. 과테말라 시티 북쪽 산크리스토발 베라파스의 산악 마을 케하는 산사태로 사실상 마을 전체가 진흙더미에 파묻혔다.
과테말라는 자연재해와 정치 불안이 겹치면서 위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