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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했던 병실 결혼식…식물인간 남친은 그 다음날 눈 감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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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드 브린캣(맨 왼쪽)과 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다쳐 혼수상태에 빠진 동거남 댄 호튼. 오른쪽 사진은 이들의 딸 초음파 사진. 제이드 브린캣 페이스북 캡처

제이드 브린캣(맨 왼쪽)과 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다쳐 혼수상태에 빠진 동거남 댄 호튼. 오른쪽 사진은 이들의 딸 초음파 사진. 제이드 브린캣 페이스북 캡처

호주의 한 여성이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남자친구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순애보를 보여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1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는 제이드 브린캣은 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다쳐 혼수상태에 빠진 동거남 댄 호튼과 지난 18일 병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호튼은 지난 7일 회사 업무 중 차 밑에 깔리는 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 호튼은 머리와 목 등 상체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현장에서 심장마비까지 겪은 상태로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이들은 30살 즈음에 만나 1년6개월간 동거하며 사랑에 빠졌고 미래를 약속한 사이였다. 곧 태어날 딸을 기다리고 있었다.

딸을 임신 중이었던 브린캣은 남자친구의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충격으로 임신중독 증세를 보여 지난 11일에는 긴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다.

일주일 후인 지난 18일 브린캣은 남편과 병원 침대 옆에서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브린캣은 호튼에게 약속과 존경, 사랑, 충성을 맹세했다. 브린캣은 호튼과 영원히 부부로 남겠다고 약속했다.

결혼식에는 갓 태어난 딸도 옆에 있었지만 아빠는 아무런 의식이 없었다. 혼수상태의 아빠는 딸을 안지도 쳐다보지도 못했다.

브린캣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한 번도 그의 아내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호튼과 함께 보냈던 550일은 이미 나의 전부가 되었으며 그에 대한 기억은 나와 딸의 머릿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호튼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며 평안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딸을 같이 보는 것이었는데, 남편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며 “매일 아기를 안고 남편을 병문안하며 그가 회복하기를 기도했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이들 부부의 결혼 후 첫날인 지난 19일 브린캣은 남편의 마지막 호흡과 맥박을 느끼며 그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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