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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중국서 만드는 테슬라 모델Y에 배터리 납품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LG화학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테슬라 모델Y의 배터리 초도 물량을 공급한다. LG화학 본사가 입주해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뉴스1

LG화학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테슬라 모델Y의 배터리 초도 물량을 공급한다. LG화학 본사가 입주해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뉴스1

LG화학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테슬라의 모델Y의 초도 물량 배터리 공급 업체로 결정됐다. LG화학은 이미 중국산 테슬라 모델3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데, 모델Y 물량까지 확보하면서 중국·일본 업체들과의 배터리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게 됐다.

2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내년 초 중국에 출시하는 ‘중국산 테슬라 모델Y’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이달 초 중국 공업정보부화가 발표한 내년 신차 상품 목록에 테슬라 모델Y가 포함됐는데, 이 차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채용한 원통형 배터리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이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업체가 LG화학과 일본 파나소닉뿐이란 점에서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의 탈락을 점쳐왔다. LG화학이 내년 출시하는 테슬라 모델Y의 초도 물량 공급업체로 확인되면서 LG화학이 테슬라의 최대 배터리 공급 업체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가 내년 1분기 출시하는 '중국산 모델Y'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한다. 중국 증권가에선 내년 한해 동안 모델Y가 중국에서 최대 36만대 팔릴 것으로 전망한다. 신화=연합뉴스

테슬라가 내년 1분기 출시하는 '중국산 모델Y'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한다. 중국 증권가에선 내년 한해 동안 모델Y가 중국에서 최대 36만대 팔릴 것으로 전망한다. 신화=연합뉴스

모델Y는 테슬라가 두 번째로 선보인 저가형 전기차다. 모델3와 부품을 75% 공유하지만 덩치가 큰 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량이어서 공차 중량이 2t이나 된다. 이렇게 차 무게가 많이 나가다 보니 효율이 높은 배터리를 써야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CATL의 주력 배터리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LG화학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할 때 에너지 밀도가 낮아 1회 충전시 주행 거리가 짧다. 모델Y에 CATL 배터리를 장착해서는 성능이 제대로 나오기 어렵다는 의미다.

하지만 CATL이 LFP 배터리의 성능을 높여 주행 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 못지않은 제품을 양산하고 있어 앞으로는 대거 수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모델3 일반 모델은 CATL의 LFP 배터리를, 모델3 롱레인지(장거리) 모델과 모델Y에는 LG화학의 NCM 배터리를 장착하기로 했지만, 이후 물량에선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에선 모델Y의 배터리 공급 물량과 관계없이 지난 9월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서 밝힌 차세대 배터리에서 테슬라와 LG화학의 관계가 더 밀접해질 것으로 본다. 테슬라는 배터리 데이에서 전원공급 장치와 배터리 사이의 탭(tab)을 제거하고 배터리 셀의 회로나 배선을 없앤 ‘셀투팩(CTP)’ 방식의 차세대 배터리 개발 계획을 내놨다.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가 3년만에 선보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와 부품의 75%를 공유한다. [사진 테슬라]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가 3년만에 선보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와 부품의 75%를 공유한다. [사진 테슬라]

미국 테슬라 전문매체 ‘테슬라라티’는 지난달 “LG화학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폼 팩터(제품의 구조화된 형태)가 테슬라의 차세대 배터리인 ‘4680’ 배터리와 유사하다”며 “테슬라와 LG화학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LG화학은 이번 모델Y 배터리 공급으로 치열해지는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중요한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모델Y 초도 물량이 금액적으로 큰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과 주로 거래했던 테슬라와의 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어서다.

LG화학은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인 독일 폴크스바겐, 미국 최대 완성차 업체인 GM에도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테슬라가 지난 9월 배터리 데이에서 공개한 4680 배터리(직경 46㎜, 높이 80㎜의 원통형 배터리). 탭리스 방식으로 효율을 높여 기존 배터리보다 5배의 에너지 밀도, 16%의 주행거리 향상 효과를 볼 수 있다. 배터리 데이 영상 캡처

테슬라가 지난 9월 배터리 데이에서 공개한 4680 배터리(직경 46㎜, 높이 80㎜의 원통형 배터리). 탭리스 방식으로 효율을 높여 기존 배터리보다 5배의 에너지 밀도, 16%의 주행거리 향상 효과를 볼 수 있다. 배터리 데이 영상 캡처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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