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해소와 지혜로운 음주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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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이면 송년모임등으로 술자리가 빈번해지는 때이다. 이맘때면 평소 술을 즐기지 않던 사람들도 분위기에 휩쓸려 한두잔 하게 되는 때이다.

어느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알코올소비량은 연말연시 2~3개월사이에 1년 소요량의 절반가량이 소비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일과후 한잔의 술은 쌓였던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주는 좋은 약이 될 수도 있지만 폭주는 돌이킬수 없는 실수나 사고를 부르고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물론 절주와 휴식을 통해 몸 컨디션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하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 알코올 성분이 미처 분해되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 숙취

특히 폭주를 하거나 과음한 날 나타나는 숙취현상은 체내에 들어온 과다한 알코올 성분이 미처 분해되지 못해 생긴다. 즉 알코올분해과정에서 생긴 아세트알데히드와 같은 독성성분들이 체내에 잔류돼 야기되는 것이다.

숙취는 원인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간장에 피로가 심하면 두통과 복통이 생기고 장염이 도져 화장실을 들락거린다든지, 몸이 무겁고 쑤셔 잘 일어나지를 못한다. 장이 냉(冷)해 흡수력이 떨어진 사람은 속이 부글거리고 피로가 계속된다.
담음(痰飮)이 원인이면 두통과 함께 눈에 핏발이 서고 메스꺼운 증상이 나타난다.

◇ 인스턴트 안주는 피하고 술에 맞는 안주 먹어야

숙취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안주를 잘 먹어야 한다. 기름진 전이나 육류 대신 나물, 야채, 과일 등 비타민과 칼슘이 풍부한 안주를 먹는게 좋다. 햄, 소시지와 같은 가공식품과 자극적인 식품은 피해야 한다.

술에 맞는 안주를 먹는 것도 중요하다. 막걸리에는 돼지고기나 김치찌개, 소주에는 생오징어, 생선찌개, 돼지고기, 어포가 잘 맞는다. 소주에다 맵고 짠 안주를 곁들이면 궤양을 촉진할 우려가 있다. 적포도주에는 육류가 좋고, 백포도주엔 생선이 잘 어울린다. 위스키를 마실 때에는 치즈, 육포, 잣, 호두가 좋다.

술을 마신뒤에는 충분한 수분과 당분을 섭취해야 한다. 배에 가스가 많이 찼다면 고추, 계피가 든 음식이나, 귤을 먹는게 좋다. 콩나물국, 미역국, 북어국,유자차, 칡차도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 부득이하게 과음을 했을 때는 신선한 야채즙이나. 과일즙을 마시고 충분히 잠을 잔 뒤 사우나 등으로 땀을 빼주는게 좋다. 물론 술 취한 상태에서 목욕이나 사우나를 해서는 안된다.

◇ 주독을 풀어주는 대표적인 처방

숙취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원칙은 발한(發汗)과 이소변(利小便)으로 술로 인해 생긴 습열(濕熱:습기와 열기가 혼재된 병리적 상태)을 땀과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주독을 풀어주는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대금음자(對金飮子)와 갈화해성탕(葛花解醒湯)을 들 수 있다.
갈근(葛根, 칡뿌리) 12g, 진피(陳皮, 귤껍질) 10g, 감초 8g에 물 2컵을 붓고 커피잔 2잔 정도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 아침 저녁에 1잔씩 마시면 숙취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꿀을 타서 마시는 것도 좋다. 갈근은 알코올을 해독하는 기능이 있고, 진피는 소화를 촉진한다.

◇ 음주 후 최소한 2~3일 정도의 금주기간 가져야

지혜로운 음주법은 음주 후 최소한 2~3일 정도의 금주기간을 가져 장기에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일단 지속적인 음주로 알코올성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으로 진단받았거나 치료중인 사람은 금주외에는 치료법이 없다.

결론적으로 술은 활용하는 사람에 따라 자신이나 가족, 사회의 건강을 위한 묘약이 될 수도 있지만 건강을 해치는 독약쪽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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