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잘쓰기 국제연대 한국본부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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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과 항생제의 싸움에서 세균이 완승을 거두고 있어 큰일입니다."

'항생제 잘쓰기 국제연대(APUA) 한국본부'가 7일 발족했다. APUA는 1981년 미국에서 출범했으며 세계 30여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다. 한국본부의 사무총장인 김양수(金亮秀.43.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교수는 "우리나라의 항생제 내성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항생제의 약발이 듣지 않아 환자가 숨지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세균은 크게 그람 음성균과 그람 양성균으로 나뉘는데, 폐렴.패혈증 등을 일으키는 녹농균 등 그람 음성균을 죽이는 마땅한 항생제가 없는 게 문제입니다."

金교수는 "그람 양성균을 죽이는 최후의 항생제로 알려진 반코마이신에 저항하는 균 등 수퍼 박테리아가 이미 등장했고, 신약인 리네졸리드 등으로도 죽일 수 없는 초강력 내성 세균도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생제를 잘쓰면 세균의 내성을 줄일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金교수는 "병원에서 항생제를 2주일 먹으라고 처방하면 환자는 그대로 따르는 것이 좋은데,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3일 만에 항생제 복용을 중단하면 세균이 어정쩡하게 살아남아 내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APUA는 '창'(항생제)에 끄덕없이 견디는 '방패'(내성)를 가진 세균을 없애거나 줄이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APUA 한국본부에는 의사.약사.간호사.수의사.관련 학자.법조인.시민단체 임원 등 6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한국본부는 각종 세균의 항생제 내성률을 조사하거나 항생제의 적정 사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며, 의사.환자들에 대한 교육.홍보 활동을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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