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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지 학습' 파문 여가부 장관, 서울시 성평등 특강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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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국민 전체가 성인지 감수성을 학습할 기회"라고 말해 물의를 빚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서울시 간부들을 대상으로 '성평등' 특강을 한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 장관은 오는 20일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비롯해 서울시 고위 간부 30여명에게 '성평등 조직문화 조성'을 주제로 특강을 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여가부에서 먼저 특강 요청이 들어왔고, 조직 내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기 때문에 특강을 진행하게 됐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박원순·오거돈 두 전직 시장의 성범죄로 838억 원의 선거 비용이 들어가는데, 여성 또는 피해자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라는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국민 전체가 성인지 감수성을 집단 학습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발언해 파문이 일었다.

박 전 시장과 오 전 시장 사건의 피해자 단체들은 연이어 성명을 내며 이 장관의 발언을 강하게 규탄했다. 오거돈 성추행 사건의 피해 여성은 오거돈 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해 "오거돈 사건이 집단 학습 기회라니, 그럼 나는 학습 교재냐"라며 "영상을 보고 너무 충격받고 역겨워서 먹은 음식을 다 게워내기까지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부산성폭력상담소 등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피해자를 학습 교재로 취급하는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사퇴하라”는 성명을 냈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도 “학습이 필요한 것은 여성가족부 장관이고 학습하지 않은 것은 정부 여당”이라고 지적했다.

비난 여론이 일자 이 장관은 지난 7일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피해자분들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성희롱·성폭력 사건 피해자분들께 당초 저의 의도와 관계없이 결과적으로 상처를 드리게 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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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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