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다발 인증샷' 남기려다…딱 걸린 보이스피싱 송금책

[중앙포토]

'돈다발 인증샷'을 남기려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송금책 40대가 이를 의아하게 여긴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잡힌 사실이 17일 확인됐다.

경남 창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A씨(62)는 창원시 성산구 웅남동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묵직한 비닐봉지를 든 B(46)씨를 목격한다. B씨는 비닐봉지를 찢어 그 내용물인 돈다발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었다.

A씨는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 범죄 가능성을 알렸다. 출동한 경찰이 확인한 결과 이 비닐봉지에는 보이스피싱 피해자 2명으로부터 빼앗은 현금 2000여만원이 들어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지난달 23일과 지난달 26일 이틀에 걸쳐 피해자 6명으로부터 5500만원 상당의 현금을 빼앗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3500만원은 앞서 조직에 송금하고 나머지 2000여만원을 송금하기 전 '인증샷'을 남기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고액 아르바이트 모집 광고에 속아, 수금액의 2%를 받는 조건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밝혔다. 경찰은 B씨를 사기 혐의로 조사하고, 보이스피싱 조직을 쫓고 있다.

한편 경찰은 B씨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A씨에 대해 "예리한 관찰력과 적극적인 신고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우리동네 시민경찰'로 선정해 표창장을 수여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