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고는 어린이 학습능력 떨어져

중앙일보

입력

잠잘 때 코를 고는 어린이들은 다른 어린이들보다 학습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29일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독일 튀빙엔대학 소아의학과 크리스티안 포에츠 교수는 최근 열린 제10회 수면의학 총회에서, 잘 때 코를 고는 어린이의 경우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학교성적이 나쁜 비율이 2-3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포에츠 교수는 하노버시(市) 초등학교 3학년생 1천100명을 조사한 결과 자주 코를 고는 어린이의 경우 수학과 국어 정서법(正書法) 성적이 4등급 이하인 경우가 28%였으며, 매일 밤 코를 고는 어린이의 경우 이 비율이 48%에 달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전혀 코를 골지 않는 어린이의 경우 4등급 이하가 16%에 불과했다면서 부모의 교육 등 다른 요인들을 제외할 경우 코를 고느냐 여부가 어린이의 학습성취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포에츠 교수는 강조했다.

독일 초등학교는 1-5까지 5개 등급으로 성적을 매기며 숫자가 작을 수록 성적이 좋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에케하르트 파디츠 드레스덴시(市) 소아클리닉 원장은 '코를 골 때 호흡이 방해받아 산소 섭취가 줄어든다'면서 이 때문에 '잠에서 깬 뒤 정신을 차리고 정신적으로 성취하거나 훈련받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파디츠 원장은 부모들이 자녀의 잠자는 모습을 관찰한 뒤 코를 심하게 골거나 땀을 많이 흘릴 경우 소아 수면 연구실 등을 방문해 볼 것을 권유했다.

코를 고는 원인은 질병을 비롯해 50여 종에 이르는데 통상적으로 편도선이 부은 경우가 가장 많으며 알레르기성 코점막 비대증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파디츠 원장은 이같은 원인을 수술로 치료한 어린이들 가운데 학교 성적 1-2등급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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