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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비만 여성호르몬이 주원인

중앙일보

입력

허벅지와 힙에 유난히 살이 많은 김모(33)씨는 가장 싫은 동물이 캥거루다.

얼굴과 상체는 작은데 아래로 내려올수록 자루형이 되는 자신과 흡사하기 때문.

하지만 그녀는 키 1m63㎝, 몸무게 51㎏으로 정상 체중이다.

그녀가 몸매 관리를 위해 쏟아부은 돈은 천만원대를 훌쩍 넘는다.

다이어트 식품에다 운동.단식을 밥먹듯 했지만 체중은 줄어도 체형은 바뀌지 않았다. 이른바 부분 비만이다.

◇부분 비만 왜 생기나

여성들의 숙적은 부분 비만이다. 팔뚝.허벅지.아랫배가 튀어나오면서 체형을 망가뜨리는 데다 아무리 노력해도 축적된 지방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여성에게 유달리 부분 비만이 많을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는 부분 비만의 원인으로 유전적인 체질과 여성호르몬을 꼽는다.

여성 호르몬이 허벅지와 같은 특정 부위에 지방합성을 돕는 효소를 활성화시켜 특정부위에 지방을 축적한다는 것이다.

살이 찌는 형태도 다르다. 남성 비만 부위는 주로 복부며 장(腸)간막 사이에 기름기가 끼는 내장형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배를 눌러보면 안이 꽉 찬 듯 단단하다.

반면 여성들은 피하(皮下)지방이 발달하기 때문에 허벅지.아랫배.엉덩이.팔뚝 등의 볼륨이 커지면서 탄력을 잃고 늘어진다.

◇부분 비만 왜 잘 안빠지나

내장형 비만은 운동이나 식이요법으로 잘 빠진다. 부분 비만은 가장 먼저 살이 붙지만 가장 늦게 빠지는 특성이 있다. 왜 그럴까. 박교수는 "부분 비만 부위의 지방덩어리는 지방세포가 크고 섬유막과 뒤엉켜 복잡한 구조를 이루고 있어 다른 부위의 지방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프랜치슬림의 정현진 원장은 이를 '셀룰라이트'라고 설명했다. 셀룰라이트란 지방이 섬유질과 뒤엉켜 있고, 그 위를 다시 섬유막이 둘러싸고 있는 커다란 지방덩어리다.특징은 지방이 축적되긴 쉬워도 빠져나오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

정원장은 "셀룰라이트는 점점 커져 주변의 림프관과 혈관을 압박, 혈액순환을 막음으로써 지방세포에서 분해된 지방이 혈액 내로 빠져나오는 것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섬유막이 깨지지 않는 한 지방은 영원히 갇혀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

◇효과적인 부분 비만 해소

온열.냉동요법에서부터 지방분해 크림.보디 래핑.손 마사지 등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학계에서 검증된 것은 없다. 최근 일부 비만클리닉에서 시도하고 있는 아미노필린 주사도 의학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치고 있는 형편.

현재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파장을 이용한 비만치료기와 엔도몰로지 요법. 전자는 전파 파장이 피부를 뚫고 들어가 피하지방을 흔들어줌으로써 섬유막을 깨주는 것이 원리.

엔도몰로지는 피부를 기계적으로 흡입하고, 비벼주며 흔들어주는 것으로 역시 지방세포를 파괴하고 림프 및 혈액순환을 증진시킨다고 한다.

1998년 미국 미용성형외과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7회 시술받은 46명의 허리.허벅지.엉덩이.종아리 사이즈는 평균 1.19㎝,14회를 받은 39명은 1.83㎝ 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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