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장관, 국내 선사 급히 불러 “수출기업 지원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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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11일 정기 컨테이너선사 사장단과 수출기업 지원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오슬로호가 싱가포르 PSA항만에서 하역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 HMM

해양수산부가 11일 정기 컨테이너선사 사장단과 수출기업 지원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오슬로호가 싱가포르 PSA항만에서 하역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 HMM

“수출은 해야 하는데 배 운임은 부르는 게 값이고, 물량 실을 자리도 없다.”

주요 수출국 경기가 일부 회복하면서 상품 수요가 늘었지만, 뱃길을 뚫지 못해 난처한 국내 수출기업의 고민이다. 수출 물량을 직접 실어 나르는 국내 컨테이너선사와 해양수산부도 사태 해결책을 찾고 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국적 정기 컨테이너선사 사장단 간담회를 하고 “해운업계가 이익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며 “수출기업 지원을 위한 논의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초 해수부는 12일 실무진 차원에서 선사 간담회를 열어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날 문 장관 주재로 긴급 간담회를 소집했다.

 해수부는 이날 운임 상승을 이유로 화주와 계약을 지키지 않는 업체에 대한 감독 강화도 예고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최근 운임이 오르며 일부 외국적 선사에서 화주와 맺은 기존 장기계약을 준수하지 않거나,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사례 등의 제보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8월 정부세종청사에서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성과 점검 및 해운정책 운용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8월 정부세종청사에서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성과 점검 및 해운정책 운용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간담회에서 해수부는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성과로 국적 선사의 국제 경쟁력이 커졌고, 이제는 선사가 수출기업을 직접 지원할 수도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해운재건 계획의 최대 수혜자인 HMM(옛 현대상선)은 이미 8월부터 4척의 임시선박을 추가 투입해 시장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달 해수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한국선주협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함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소기업의 수출화물 수요를 HMM에 우선 배정하는 ‘수출 물류 핫라인’을 개설했다. 당시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배가 없어 수출을 지속할 수 없는 중소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HMM은 이번 달부터 12월 말까지 선복량 일부를 재조정해 국내 수출 중소기업에 우선 배정한다. SM상선은 다음 달부터 2021년 1월까지 미주항로에 3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임시선박 1척을 투입할 계획이다. 문성혁 장관은 “해운산업은 문재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며 “이제 해운재건의 성과가 해운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수출기업과도 공유할 수 있는 상생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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