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나사못 안박고 '척추강 협착증' 치료

중앙일보

입력

지방의 한 개원의사가 척추 고정술을 하지 않고 척추강 협착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국제학회에 발표했다.

경남 진주시 나라병원 최영철 원장은 20~24일 서울 올림픽파크호텔에서 열린 국제디스크내치료학회에서 피부에 0.5㎝의 구멍 두개만을 뚫고 내시경을 통해 디스크와 척추강 협착증을 치료한 43 사례의 수술성적을 발표했다.

척추강 협착증은 노화된 척추뼈가 눌러앉으면서 척추 속을 지나가는 신경다발을 눌러 요통을 일으키는 질환. 따라서 지금까지 수술은 피부를 광범위하게 절개하고 척추 뒤쪽 뼈(후궁)의 일부를 제거한 뒤 신경관에 접근, 눌려있는 신경을 풀어주는 수술을 했다.

문제는 허리를 받쳐주는 척추뼈의 일부를 제거했기 때문에 척추가 불안정해진다는 사실. 따라서 제거한 척추뼈 대신 인공뼈를 대고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대대적인 '보강공사'를 해야 했다. 이름하여 척추 고정술이다.

그러나 최원장은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넣는 두개의 구멍만으로 척추 고정술을 대신한다.

원리는 크게 두가지. 하나는 척추뼈와 가지 신경들을 건드리지 않고 등 뒤에서 신경관으로 들어가는 후방 접근을 시도한다는 것. 또 하나는 척추뼈 사이에 내시경을 집어넣고 안쪽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는 이 공간에 물(식염수)을 집어넣어 환부를 정확하게 보면서 수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영장에서 물안경을 쓰고 수면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원리라는 것. 또 물은 계속 순환되면서 수술 도중 분쇄된 각종 부유물질을 뽑아내는 역할도 한다.

최원장은 "내시경 후방접근법은 척추뼈를 제거하지 않고 신경을 누르고 있는 조직을 제거하기 때문에 인공뼈를 이식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생략할 수 있다"며 "뼈를 비롯한 신경.근육.인대 손상을 최소화하고, 부분마취로 후유증을 줄여 환자들은 하루 이틀이면 퇴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스크 역시 같은 원리로 편리성과 수술효과를 높였다.

이번에 발표된 환자 43명의 '매우 만족'비율은 87%. 최원장은 "수술성적은 수술 초창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결과"라며 "수술기법이 갈수록 좋아져 수술시간도 1시간반으로 크게 줄고, 환자만족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