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잡티·주근깨 레이저로 한방에

중앙일보

입력

최근 남편과 함께 호주여행을 다녀온 가정주부 K씨는 거울만 보면 속이 상한다.

양쪽 뺨에 거무죽죽한 기미와 잡티가 갑자기 생겼기 때문이다. 자외선이 센 호주에서 차단크림을 열심히 바르지 않고 돌아다닌 것이 화근이었다.

동해안 해수욕장을 다녀온 L군은 일광(日光)화상을 입었다. 무심코 맨살을 드러낸 웃통 차림으로 해변에서 서너 시간 이상 수영을 즐긴 탓이었다.

처음엔 발갛게 붓고 아픈 정도였으나 지금은 살갗이 벗겨지고 화끈거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다. 물집도 생겨 병원에선 2도 화상이란 진단을 받았다.

여름휴가 뒤끝에 피부에 탈이 나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대부분 햇볕 자외선이 주범이다.

자외선은 기미나 잡티는 물론 주근깨와 여드름, 주름살까지 피부에 생길 수 있는 모든 질환에 약방의 감초 격으로 관여한다.

K씨처럼 잠깐 방심한 탓에 생긴 기미나 잡티.안면홍조 등엔 IPL 레이저 치료가 권장된다.

IPL 레이저는 단파장만을 사용하는 기존 레이저와 달리 여러 가지 파장의 빛을 동시에 발생시키므로 한꺼번에 치료할 수 있다.

시술후 1주일 정도 딱지가 앉거나 멍이 드는 부작용도 없어 남의 눈에 띄지 않고 시술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

치료 기간 중에도 일상 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 그러나 충분한 효과를 위해선 3~4주 간격으로 5회 정도 시술을 받아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

IPL 레이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공인을 거쳐 국내 피부과 개원가에서도 도입돼 널리 시술 중이다.

L군과 같은 일광 화상엔 상처 부위를 가능하면 이른 시간 이내에 식혀주는 것이 좋다.일광 화상은 보통 화상과 달리 햇볕에 노출 즉시 증세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개 4~6시간 정도 지난 뒤 벌겋게 붓고 화끈거리는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해 24시간이 지나서야 최고조에 달한다.

주의사항은 연고나 바셀린 등 무엇을 바르기보다 일단 찬물로 자주 식혀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

옷에 물이 묻어 불편하다면 얼음을 넣은 비닐 랩으로 식혀주거나 감자와 오이를 으깨 발라주는 것도 좋다.

피부껍질은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억지로 벗기지 말아야 한다. 껍질을 벗기면 햇볕에 의한 색소 침착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라면 아스피린.타이레놀 등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도록 한다.

입술 주위에 물집이 생기는 헤르페스성 구순염도 흔히 보는 바캉스 후유증이다. 과로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원인이다.

요령은 증상이 시작되자마자 빨리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다.

헤르페스성 구순염 치료제인 항(抗)바이러스 제제는 이미 물집이 생겼을 때보다 입술 주위가 불그스름해지고 가려운 초기에 사용해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일단 물집이 생기면 전염될 수 있으므로 자녀들과 입을 맞추는 행위는 하지 않도록 한다.

◇도움말 주신 분=이대 이지함피부과 함익병 원장.강남 에스앤유피부과 조미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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