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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다음달 훙멍 OS 버전 공개…독자행보 속도내는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

중국의 화웨이가 미국 제재에 맞서 독자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부터 스마트폰은 물론 스마트TV 등 대부분 제품에 자체개발 운영체계(OS)인 훙멍 2.0을 탑재할 예정이다. 화웨이 제재를 이끌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낙선했지만, 바이든 역시 화웨이에 마냥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안드로이드 대체할 훙멍 OS 2.0 다음달 공개  

9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화웨이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훙멍 OS 2.0’ 버전을 다음달 18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훙멍은 지난해 8월 처음 공개한 자체 운영체제(OS)다. 스마트 TV 등 일부 제품에만 우선적으로 적용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되는 훙멍 OS 2.0은 내년 초부터 스마트폰 사용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되고, 이후 상반기에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기존 OS를 대체하게 될 전망이다.

훙멍

훙멍

화웨이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9월 이미 공식화됐다.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광둥성 둥관시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대회에서 “내년부터 화웨이 스마트폰에 훙멍 OS를 전면 탑재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중국 IT 매체 중관춘자이셴에 따르면 그는 “휴대전화 버전의 훙멍 OS 2.0 버전 작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으며 연구개발은 이미 완료됐다”면서 “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해서 공동으로 훙멍 생태계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바이든이 되더라도 크게 달라질 것 없다

화웨이의 독자생존 방식 고수에는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미국의 ‘화웨이 제재’ 움직임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깔려있다. 실제로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집중적으로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2017년 백악관 과학ㆍ기술자문위원회는 ‘미국의 장기적 반도체 리더십 확보를 위한 보고서’를 버락 오바마 대통령(당시)에게 제출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부상을 철저히 막고 미국의 세계 반도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었다.

실제로 화웨이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자체설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웨이의 AP인 기린칩은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생산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TSMC는 지난 5월부터 화웨이로부터 신규 주문을 받지 않았으며, 9월 들어선 공급을 완전히 중단했다. TSMC가 화웨이에 생산해준 기린9000 칩은 주문 물량(1500만대)의 절반 정도인 880만대다.

독자생조에도 점유율 하락은 불가피  

화웨이의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 사진 화웨이

화웨이의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 사진 화웨이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직접 반도체 생산시설을 만드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너(Honor)를 통째로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독자생존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럽이나 인도 등 구글의 안드로이도 생태계에서 고객들의 이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A(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화웨이가 비축한 칩셋을 모두 소진하는 2021년쯤에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4.3% 수준까지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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