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털(毛)을 심자"…듬성듬성한 눈썹·머리·치모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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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 이식하면 대머리 남성부터 떠올리지만 식모술(植毛術)은 여성들에게도 요긴한 성형술이다.

특히 머리카락 하나하나를 분리해 심는 단일모 이식이 보편화되면서 모발 이식 부위도 은밀한 부위인 치모(恥毛)에서 눈썹이나 속눈썹으로 넓어지는 추세. 여성들이 선호하는 털 심는 부위와 방법.유의사항을 알아본다.

◇털도 부위 따라 성격이 다르다

털을 식물에 비유하는 것은 모낭이라는 작은 구멍에서 싹이 트듯 털이 나오기 때문. 달리아 뿌리와 같은 구근 모양의 모발공장인 모구(毛球)에서 세포분열이 일어나면서 털을 생산하는 것이다.

경희대병원 피부과 심우용 교수는 "인체에 존재하는 모든 털은 생성과정이 같지만 부위에 따라 성장속도와 생장주기가 전혀 다르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머리카락의 성장속도는 하루 0.35㎜, 수염은 0.38㎜로 빠른 반면 치모는 하루 0.2㎜, 눈썹은 0.18㎜로 발모 속도가 느린 편. 또 치모는 여성이 남성보다 성장이 빠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면적당 모발수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머리털이 가장 밀도가 높아 ㎠ 당 1백50~2백50개, 수염은 40~45개, 음모는 30~35개.

머리털과 겨드랑이 털을 제외하곤 단일모라는 것도 특징이다. 단일모란 모낭 하나에 두세 개가 나는 머리털과는 달리 단 한 개의 털이 나온다는 뜻.

◇치모 이식 가장 많아

최근 서울 신사동의 테마피부과가 모발 이식을 받은 성인여성 1백78명을 대상으로 부위별 식모 선호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치모가 55%(98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은 눈썹 25%, 머리털 14%, 속눈썹 5%, 나머지는 겨드랑이였다.

치모의 경우 세대별로 털을 심는 동기가 달랐다. 중장년층의 경우 온천이나 사우나 등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꼽는 반면 20대 여성은 성적인 문제가 털을 이식한 동기였다.이는 남성들이 치모가 없거나 드문 여성을 기피하는 속설 때문으로 해석됐다.

◇털 이식 어떻게 하나

머리 이외의 부위도 머리카락처럼 이식하는 방법은 같다.뒷머리에서 두피를 채취한 뒤 모낭이 상하지 않도록 털을 하나하나 분리해 논에 모를 심는 것처럼 피부에 이식하는 것이다.

이식하는 털 숫자는 치모의 경우 8백~1천2백여개, 눈썹은 한 쪽에 1백~3백여 개, 속눈썹은 20~30개. 시술은 부분마취 아래에 한두 시간이 걸린다.

치모 이식술은 성기를 향해 방사형을 이루고, 각도는 누워 있는 치모의 특징을 살리는 것이다. 대체로 역삼각형을 기본으로 가운데로 올수록 촘촘하게 심는다.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치모가 머리카락처럼 직상모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실제 이식 후에는 국소적인 영향과 마찰에 의해 곱슬거리는 음모의 특성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눈썹 이식은 방향과 모근의 경사, 밀도가 관건이다. 털이 눈썹이 흐르는 방향으로 일정하게 누워 있지 않으면 마치 장비의 눈썹처럼 거칠고 무섭게 보인다는 것.

눈꺼풀은 두께가 1㎜ 이하로 우리 몸에서 가장 엷고 잘 움직이는 피부. 따라서 다른 부위보다 섬세한 기술이 필요하다.속눈썹 재건은 머리털 중 가장 가늘고 방향이 좋은 것을 택해 주로 윗눈썹에 하게 된다.

식모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서울 강남의 초이스 피부과 최광호 원장은 "심은 털이 생착하는 데는 2주가 걸리기 때문에 최소 1주일 동안에는 문지르거나 긁는 등 이식부위에 충격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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