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의 복병, 성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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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 휴가철을 지나고 나면 비뇨기과 내원환자가 증가함을 볼 수 있다.
휴가철, 더운 여름 날씨 만큼이나 몸과 마음이 뜨거워진 청춘 남녀들이 피서지에서의 달콤한 한때를 보내고 난 후유증으로 성병에 걸렸거나 혹은 성병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얼마전 모 지방도시에서 에이즈에 걸린 여성이 윤락행위를 했다는 보도가 나간 후 혈액검사를 하기 위해 내원하는 환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일도 있었다.

부적절한 관계를 통해 성병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도 문제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병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만 가지고 있을 뿐, 그 감염경로나 예방책에 대해서는 신기할 정도로 무지한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성병은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본인이 주의하기만 하면 거의 예방이 가능하다 할 것이다.

성병에 대한 정확한 지식은 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불안감을 해소시켜 줄 수 있다. 또한 이미 발병한 경우라면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음으로서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 성병이란 성관계를 통하여 전파될 수 있는 각종 질환

성병이란 성관계를 통하여 전파될 수 있는 각종 질환을 통칭하는 말로 "성전파성 질환"이라는 표현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과거 2차 세계대전 무렵에 임질, 매독, 연성하감 등이 크게 전파되어 인류의 건강을 위협했지만 전후 폐니실린을 위시한 항생물질이 개발되어 이들 성병이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되었으나 이후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내성균이 출현하고 이와 더불어 성개방 풍조가 확산됨에 따라 성병은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전의 임질, 매독과 같은 성병 이외에도 비임균성 요도염이나 트리코모나스, 클라미디아 등의 감염이 점차로 증가하였고 최근에는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에이즈까지 점차 확산되는 추세이다.

◇ 성기의 접촉, 항문, 속옷등 원인균 30여 종이상

성병은 일반적으로 성기의 접촉을 통해 전염되지만 성생활의 패턴에 따라서는 입이나 항문을 통해 전염되기도 한다. 단 사면발이 같이 성병은 예외적으로 타월이나 속옷, 카페트 등에서 옮기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성병의 원인균은 30여 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성병 하면 대표적으로 임질, 매독을 꼽았으나 페니실린의 사용 이후 매독은 매우 드물어졌으며 요즘 가장 흔한 성병으로는 임질, 클라미디아, 헤르페스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 외에 곤지롬, 각종 질염(트리코모나스, 칸디다, 세균성 질염), 사면발이 등이 있으며, 간염 바이러스도 성관계로 옮을 수 있다. 성병은 타인에게 전염되는 병이므로 일단 발병하면 철저히 치료해야 한다.

◇ 침투한 곳에 피부허는 궤양생기는 매독

매독은 페니실린 주사로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독의 다양한 증상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매독은 1차적으로 매독균이 침투한 곳에 피부가 허는 궤양이 생긴다. 궤양은 균이 침투한지 10-90일경에 생기며 통증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궤양의 크기는 크고 확연할 수도 있지만 작아서 쉽게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궤양이 크든 작은 간에 이런 궤양을 통해 균이 전염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궤양은 얼마 후에 저절로 아물지만 궤양이 아물었다고 해서 병이 다 나은 것이 아니라 매독균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는 2차적 단계에 들어서는 것이다. 매독이 2차적 단계에 들어서서 3∼6주가 경과하면 피부 발진이 생기며, 피부 발진은 다양하게 생기며 몸의 넓은 부위를 차지할 수도 있고 극히 일부에 국한되기도 한다. 특징적으로 손바닥과 발바닥에 발진이 생기기도 합니다.

물론 발진을 통해 전염이 가능하며 때로는 머리카락이 한웅큼씩 빠지거나 피부 발진 없이 바로 3차적 단계로 진입하는 경우도 있다. 피부 발진이 없어진 후 3차적 단계에 들어서기까지의 잠복기는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 될 수도 있어 꽤 오랫동안 별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아서 증상 없이 진행된 매독 때문에 갑자기 심장병이 생기거나 장님이 될 수도 있으며, 더 심하면 신체의 일부가 마비되거나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베토벤이 말년에 귀머거리가 된 것도 매독 때문이라 한다.

◇ 소변볼때 따끔거리고 황색 고름같은 분비물 생기는 임질

임질은 가장 흔한 성병이다. 임질균은 점막의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세균으로, 건조한 곳에서는 금방 죽어버리기 때문에 화장실 변기나 문손잡이, 수건 같은 것을 통해서는 옮지 않는다. 남성의 경우, 접촉 후 2∼10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갑자기 소변 볼 때 따끔거리면서 녹색을 띤 황색 고름같은 분비물이 요도 끝에서 나온다. 여성의 경우, 초기 증상으로 소변을 볼 때 따끔거리기도 하고 고름 같은 냉이 흐르기도 하지만,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는데, 본인이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치료를 하지 않아 골반염 등의 후유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계속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매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임질을 치료하지 않고 두면 초기 증상은 저절로 없어지지만 그렇다고 병이 나은 것은 아니다.

임질균 때문에 골반염을 앓고 나면 후유증으로 나팔관이 막혀 불임이 되기도 하며, 또한 임질에 걸린 임산부가 분만을 하면 아기의 눈 결막에 임질균이 감염되므로 병원에서는 모든 신생아의 눈을 특별한 용액으로 씻어준다.

◇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에이즈

에이즈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성병으로 대부분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며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 그 외에 감염된 혈액 및 혈액 제품을 수혈받거나 감염된 모체로부터 태아나 영아에게 직접 감염되기도 한다.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한 후 평균 1∼3주, 길게는 3개월이 지난 뒤 발열, 인두염, 림프절 종대, 관절통, 근육통, 식욕 감퇴, 체중 감소, 피부 발진, 구강, 칸디다증, 구토, 설사 등의 급성 증후군이 오는데, 이는 약 1∼2주 동안 지속되다가 대개는 저절로 없어진다.

그 후 무증상기가 있는데,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말기 에이즈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평균 약 10∼11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에이즈 바이러스가 공격하는 특별한 림프구의 수가 감소함에 따라 환자는 무증상기를 지나 증상기로 들어갑니다. 이후 면역 결핍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을 보이면서 후기 및 말기 증상기로 접어들며, 면역 기능이 완전히 소실된 상태에서 주요 기관이 균에 의해 감염되면 사망하게 됩니다.

◇ 곤지름은 성기나 항문 주변에 닭 볏 모양으로 번지는 사마귀

곤지름은 성기나 항문 주변에 닭 볏 모양으로 번지는 사마귀로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바이러스가 원인인 병치고는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치료는 특별한 화학약품으로 녹여내거나 고주파, 레이저 등을 이용해 도려낸다. 만일 곤지름이 생겼다면 배우자의 성기에도 생기지 않았는지 살펴보고, 발견되면 즉시 치료를 받도록 하며 양쪽 모두가 치료가 끝날 때까지는 성 접촉을 금해야 한다.

◇ 사면발이, 밀접한 접촉이나 타월, 옷, 이불 등을 통해서도 전염

사면발이는 몸에 기생하는 이의 일종으로 주로 음모에 기생한다. 아주 밀접한 접촉이나 타월, 옷, 이불 등을 통해서도 전염이 된다. 증상은 심한 가려움증이 나타나며, 지속적인 가려움증으로 피부가 붓고 헐게 된다. 음모 부위를 살펴보면 이에 물린 자국인 미세한 피멍을 볼 수 있으며, 돋보기로 보면 음모 위에 딱 달라붙은 흰 알을 볼 수 있다.

◇ 건전한 성생활, 콘돔의 바른 사용으로 성병예방해야

안전한 관계를 위해서는 성기가 접촉하기 바로 직전에 발기한 성기에 콘돔을 착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만약 이미 관계가 시작되었다면 사정하기 바로 직전에 성기를 빼고 콘돔을 착용해야만 성병이나 원치않는 임신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삽입 직전까지 기다렸다가 착용하는 것보다는 성행위 시작부터 착용하는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착용하는 도중 손톱등에 파손되지 않게 주의하여야 한다.

성병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성행위를 통해 감염된다든 확실한 전파경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가 있다. 성병을 예방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건전한 성생활을 하는 것이다. 즐거운 여름휴가가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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