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 결과가 난센스? 비서실장 말씀 이해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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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최재형 감사원장이 5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눈을 감고 있다. 이날 검찰은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고발과 관련 정부세종청사 내 산업통상자원부, 대구 한국가스공사 본사,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최재형 감사원장이 5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눈을 감고 있다. 이날 검찰은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고발과 관련 정부세종청사 내 산업통상자원부, 대구 한국가스공사 본사,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오종택 기자

“국회가 감사 요구한 사항에 대해 감사원이 수행한 감사 결과를 난센스라고 하는 (노영민) 비서실장 말씀은 이해하기 어렵다. 혹여나 감사원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훼손 의미로 받아들여질까 하는 걱정이 있다.”

최, 노영민 국회 운영위 발언 반박 #“감사 내용 정확히 파악 못한 듯 #감사원 전혀 동요않고 업무 수행”

최재형 감사원장이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날 국회 운영위에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원 보고서에 대해 “경제성, 국민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할 국가 에너지 정책을 경제성만으로 감사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난센스”라고 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발언이다.

최 원장은 “청와대의 불편한 심기를 건드렸다고 (노 실장이) 감사원을 폄훼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노 실장이) 어떤 말씀을 하더라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 훼손으로 받아들여질 걱정은 있다”고 했다. 이어 “좀 더 논의하고 깊이 소통했으면 그런 말씀을 안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답했다.

최 원장은 또 “에너지 정책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는 점은 수도 없이 말씀드렸다”, “경제성 평가가 불합리하게 저평가된 것을 밝혀냈고 과정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투명하지 않게 진행됐다. 이것을 정책에 대한 감사라고 보는 건 감사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전날 노 실장은 지난 9월 감사원이 지적한 대통령 자문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편법 월급’ 지급 건과 관련해서도 “대통령 자문위원회는 청와대 소속이 아닌데, 감사원이 착각했다”고 감사원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서도 최 원장은 “자문위는 소관 부처에서 인력을 파견하고 예산도 소관 부처 예산으로 편성되지만, 대통령 소속 기관이 맞다”며 “과거 청와대를 감사할 때 자문위를 같이 감사한 적이 있고, 청와대도 왜 자문위를 감사하느냐고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8·15 집회주동자들은 살인자”라고 했던 노 실장의 전날 국회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비서실장 자격을 의심하게 하는 망언”이라며 “내 편이 하면 의인, 네 편이 하면 살인이냐”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을 총살·화형한 북한에는 살인자라고 한마디도 못 하고 분노의 화살을 국민에 겨누고 있다”며 “거취를 고민하라. 후안무치 비서실장은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노 실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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