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난센스? 노영민 말 이해 어렵다…감사원 독립 훼손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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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최 원장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난센스"라고 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오종택 기자

최재형 감사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최 원장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난센스"라고 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오종택 기자

“감사 결과를 난센스라고 하는 (노영민) 비서실장 말씀은 이해하기 어렵다. 혹여나 감사원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훼손 의미로 받아들여질까 하는 걱정이 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 출석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언급하며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난센스”라고 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최 원장은 이날 “청와대의 불편한 심기를 건드렸다고 (노 실장이) 감사원을 폄훼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노 실장이) 어떤 말씀을 하더라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 훼손으로 받아들여질 걱정은 있다”며 “좀 더 논의를 하고 깊이 소통했으면 그런 말씀을 안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답했다.

노 실장이 “대통령 자문위원회는 청와대 소속이 아닌데, 감사원이 착각했다”고 말한 데 대해선 최 원장은 “자문위는 소관 부처에서 인력을 파견하고 예산도 소관 부처 예산으로 편성되지만, 대통령 소속 기관이 맞다”며 “과거 청와대를 감사할 때도 자문위를 같이 감사한 적이 있고, 청와대도 왜 자문위를 감사하느냐고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에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해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오종택 기자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오종택 기자

전날 노 실장은 국감에서 “국가 에너지 정책을 경제성으로 평가, 감사한다는 것은 아마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난센스 같은 일”이라며 “월성 1호기에 대한 조기 폐쇄는 경제성이라든지 안전성, 국민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이 “감사 결과가 난센스라고 말한 것이냐”고 재차 묻자 노 실장은 “네,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감사원은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가 불합리하게 저평가됐다”는 취지의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진 않았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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