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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제 마약비상] 마약 어떻게 들어오나

중앙일보

입력

공항이나 항구에서 히로뽕 밀반입을 감시하는 세관 요원들은 갈수록 지능적인 수법을 동원하는 마약사범들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히로뽕을 여행자나 보따리상의 몸이나 짐 속에 1㎏ 정도씩 숨겨 들여오는 수법이 가장 흔하다.

지난달 13일 중국 옌타이(煙臺)에서 입국하려다 붙잡힌 金모(36)씨의 경우 히로뽕 1㎏이 든 피임기구(콘돔)를 이중으로 만든 속옷에 숨겼다.

지난해 6월에는 중국산 차(茶)용기와 커피봉지에 각각 0.9㎏의 히로뽕을 숨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여오려던 한국인과 방글라데시인 한명씩이 검거됐다.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는 "X선 검색에서는 금속물체만 탐지되기 때문에 신발창.속옷.신체 내부 등에 숨긴 마약은 적발하기가 극히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세관에서는 사복요원(로버) 24명을 포함한 46명의 마약 전담반과 마약탐지견 30마리를 검색에 투입하고 있다. 한 마약요원은 "짐 없이 공항을 서둘러 빠져 나가는 등 수상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을 집중 감시한다"고 설명했지만 적발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온스캔(마약성분을 감지하는 검색장비)을 거쳐야 하는 화물의 경우는 더욱 교묘한 수법이 동원된다. 땅콩잼 병이나 DVD 플레이어 케이스 등에 숨기거나 참기름 통에 액체 상태로 담아 들여오는 신종 수법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2월 봉제완구에 히로뽕을 숨겼다는 정보를 입수해 하루 종일 포장상자와 인형 내부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일단 허탕을 쳤다. 나중에 싸구려 봉제완구에 방습제가 일일이 들어 있는 점이 수상해 이를 뜯어보니 1.8㎏의 히로뽕이 섞여 있었다."

인천세관의 한 마약조사관은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전했다.

관세청 마약조사과 길흥대 과장은 "올들어 전체 마약 적발건수 26건 중 18건을 사전 정보 없이 적발했다"며 "교묘해지는 밀반입 수법을 따라잡기 위해 단속기법도 발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규연.김기찬.김창우.강주안.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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