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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외국산 조제분유 국내 시장 급속 잠식

중앙일보

입력

국산 제품의 2배 가격인 외국산 조제분유가 서울 강남 등의 부유층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하면서 국내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국내에 수입된 외국산 조제분유는 모두 3천332t(미화 1천220만5천달러)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380t.미화 110만1천달러)에 비해 수량은 8.8배, 액수는 11.1배로 각각 늘었다.

외환위기 2년 전인 95년만 해도 외국산 조제분유는 주로 국내 암시장에서 거래돼 연간 수입량이 2t(미화 1만4천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이듬해인 96년 11월 미국 애보트사의 `씨밀락'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외국산 조제분유 수입량은 78t(27만4천달러)으로 단번에 36배나 뛰었고, 97년에도 519t(170만3천달러)까지 다시 5.7배가 늘어 파죽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 98년에는 외국산 조제분유 수입량이 외환위기 여파로 380t(110만1천달러)까지 일시 반락했으나, 곧바로 되살아나 99년 792t(245만4천달러), 2000년 1천846t(603만5천달러), 2001년 3천332t(1천220만5천달러)까지 매년 100% 전후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같은 기세는 올해 들어서도 꺾이지 않아 지난 1∼5월에만 1천263t(478만2천달러)의 외국산 조제분유가 국내에 수입됐다.

현재 국내에는 한국애보트의 `씨밀락 어드밴스'(소매가 900g 2만6천200원) 외에 일동후디스의 `트루맘'(750g 1만7천800원), 한국네슬레의 `난'(450g 1만4천500원) 등 3종의 외국산 조제분유가 들어와 전체 시장의 2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 외국산 조제분유 가격은 일반 중산층 가정에서 많이 쓰는 남양유업[03920]의 `아기사랑 수'(소매가 750g 1만2천500원)나 매일유업[05990]의 `맘마 Q'(750g 1만3천원)의 2배에 달하고, 국산 가운데 최고급인 남양유업의 `임페리얼 드림'(800g 1만7천800원)이나 매일유업의 `앱솔루트'(800g 1만7천700원)와 비교해도 최고 45% 정도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영양.발육 성분을 서로 비교해보면 국산 제품이 외제에 비해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면서 '외제라면 무조건 선호하는 일부 부유층이 외국산 조제분유의 주요 소비층'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조제분유 시장은 연간 2천500억원 규모이며, 이 가운데 80%를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서로 비슷하게 양분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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