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도 중국 진격…첫 의약품 위탁개발 따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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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중국 바이오벤처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CDO) 계약을 하며 중국 바이오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중국 본토 기업과 위탁개발 계약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오벤처 진퀀텀과 수주계약 #폐암·유방암 치료 물질 개발키로 #향후 중화권 사업 확대에 디딤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중국 바이오벤처진퀀텀과 비(非)소세포성 폐암·삼중음성유방암 치료 후보물질 ‘GQ1003’ 세포주 위탁개발 계약을 했다고 2일 밝혔다. 진퀀텀은 항체·약물 결합 치료제를 기반으로 종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올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첫 번째 신약 후보물질인 유방암·위암 치료제 ‘GQ1001’의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진퀀텀은 애초 GQ1001의 개발을 중국 기업에 맡겼다. 그러나 이번 GQ1003에 대해서는 위탁사를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전환했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중국기업들의 바이오의약품 개발 능력이 아직 국제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진퀀텀이 보유한 다수의 개발 파이프라인에 대한 추가 위탁개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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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중화권 바이오벤처와 잇단 협업을 통해 중국 바이오 의약품 시장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578억위안(44조원)이다. 향후 연평균 14.4%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대만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사 아프리노이아와 계약한 데 이어 최근 중국 내 다수의 바이오벤처와 위탁개발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위탁개발 사업은 세포주(대량 증식해 원하는 항체의약품을 만들어주는 세포)와 생산공정 개발 등을 대행하는 사업이다. 다국적제약사 등 고객사와 한 번 위탁개발 계약을 하게 되면 ‘위탁생산’(CMO)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위탁개발 사업에 진출한 이후 60여건의 수주 계약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위탁 연구(CRO)-개발(CDO)-생산(CMO)’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원스톱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개발은 세포주 개발부터 원료 의약품 생산까지 6개월, 완제 생산까지는 7개월 안에 가능하다. 글로벌 기업이 완제 생산까지 평균 12개월이 걸리는 것에 비해 생산 속도가 약 2배 빠른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미국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인 샌프란시스코에 첫번째 위탁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소한 데 이어, 중국·유럽 등지에도 추가로 R&D 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유망한 주요 중국 바이오 벤처와 협업을 통해 중화권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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