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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조 사건' 이후 52년…文, 엄홍길과 북악산 철문 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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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에서 내려다본 풍경. 청와대 대통령경호처 제공=뉴스1

북악산에서 내려다본 풍경. 청와대 대통령경호처 제공=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52년간 잠겨 있던 북악산 철문을 열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 산악인 엄홍길, 배우 이시영, 부암동 주민, 북악산 개방에 참여했던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북악산 성곽 북측면 둘레길 산행을 했다.

이번 일정은 1968년 ‘1·21 사태’ 이후 52년간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됐던 청와대 뒤편 북악산 북측면을 시민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해 최종 점검 차원에서 진행됐다.

북악산 북측면 둘레길은 내달 1일 오전 9시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1·21 사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은 북한 특수부대원 31명이 청와대 앞까지 침투한 이른바 ‘김신조 사건’이다. 이후 박정희 정권은 청와대 인근 북악산과 인왕산 등의 민간인 출입을 통제했다.

북악산 북측면 둘레길 개방은 2017년 청와대 앞길 24시간 개방과 2018년 인왕산길 완전 개방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이루어지는 세 번째 청와대 인근 지역 개방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 2017년 4월 15일 엄홍길 대장과 대한산악연맹 회원을 만나 “북악산, 인왕산을 전면 개방해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청와대는 2022년 상반기에는 북악산 남측면도 개방할 예정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북악산 성곽 북측면제1출입구(부암동 토끼굴)에 도착해 김도균 수도방위사령관으로부터 북악산 관리 현황을 보고받고, 관리병으로부터 열쇠를 받아 북악산 철문을 열었다.

이는 지난 52년간 굳게 닫힌 북악산을 개방해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후 문 대통령 일행은 북악산 제3출입구(청운대 안내소)에 도착해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김영종 종로구청장으로부터 북악산 개방 준비 과정과 개방 후 관리 계획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청운대 안내소로 이동해 입산 비표를 수령하고 청운대 쉼터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북악산 남측면과 서울시가 내려다보이는 청운대 쉼터에 도착해 정 문화재청장, 김 수도방위사령관, 김 구청장, 최 국장 등 참석자들과 2022년 북악산 성곽 남측면 개방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 문화재청장은 청운대 쉼터에서 곡장 전망대로 이동하는 동안, 한양도성 축조시기에 따라 성벽 구조물이 각기 다른 모양으로 설치됐다며 한양도성이 갖는 문화재적 가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곡장 전망대를 거쳐 제4출입구에서 북악산 등반을 마치고, 백사실 계곡과 백석동천으로 이동하며 주말 산행 나온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한편 이번 북악산 북측면 둘레길 개방 점검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방역 상황을 고려해 산행 참석자를 최소화하고 손소독, 발열검사,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방역 지침에 따라 진행됐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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