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0억 시총이 356조 됐다···삼성 주가로 본 '이건희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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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사업 30년을 기념해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사업 30년을 기념해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주가는 상장기업의 과거이자, 현재이며, 미래다. 주가에는 과거의 실적과 현재의 평가와 미래의 기대가 담겼다. 1987년 12월 1일 회장 취임 이후 지난 25일 타계 때까지 ‘이건희 시대 27년’ 삼성전자의 주가는 어떻게 움직였을까.

회장 취임 당시 주가 2만7000원  

삼성전자가 상장한 것은 1975년 6월 11일이다. 액면가 1000원짜리 주식의 상장 첫날 종가는 1050원으로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다. 액면분할과 증자 등을 고려한 수정주가로는 56원이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삼성공제회 이사장이었다.

이 회장은 78년 삼성물산 부회장, 79년 그룹 부회장에 취임해 경영 수업을 받다가 87년 12월 1일 회장에 취임했다. 선친인 고 이병철 회장 타계 후 13일 만이었다. 취임 당시 삼성전자의 주가는 2만7000원, 시가총액은 약 4400억원이었다. 국내 시총 순위는 10위권이었다. 삼성 계열 상장사 시가총액을 모두 합해도 1조원을 갓 넘었다.

2011년 서초동 삼성본사 디지털 매장 천장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 모형이 걸려 있다.

2011년 서초동 삼성본사 디지털 매장 천장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 모형이 걸려 있다.

반도체와 휴대전화 양 날개로 주가 고공행진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고공행진을 했다. 91년 휴대전화 개발, 92년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 93년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등의 영향으로 93년 말 주가는 5만7400원으로 올랐다. 이후 98년 외환위기 때 3만원대까지 폭락했지만 99년 말 주가는 26만원대로 급등하며 한국통신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오른다.

2000년대 중반 반도체와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가전 등 주력 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면서 2004년에는 50만원을 돌파했다. 이후 수년간 50만~90만원대 박스권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2010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가 흥행에 성공하며 2011년 1월 말 처음으로 100만원을 돌파했고, 201년 말에는 150만원대를 기록했다.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직전인 2014년 5월 9일 삼성전자 주가는 133만5000원, 시가총액은 196조7000억원이었다. 이 회장이 삼성을 이끈 9659일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단순 수치로 약 50배, 수정주가로는 100배 오른 셈이다. 이 회장 장례 3일째인 27일 현재 시가총액은 356조9930억원에 달한다.

2012년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묘사하는 중앙일보 일러스트

2012년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묘사하는 중앙일보 일러스트

총수 일가 지분가치도 20년 새 47배 올라  

이 사이 삼성 총수 일가가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가치도 폭등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말 기준 이건희 회장과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지분은 보통주 기준으로 4.05%였다. 그해 최고 거래가격(8만7000원)을 대입하면 약 4400억원 정도다.

현재도 삼성전자 지분을 가진 총수 일가는 셋뿐이다. 이건희 회장 4.18%, 홍라희 전 관장 0.91%, 이재용 부회장 0.7%를 합해 5.79%다. 27일 종가(5만9800원) 기준으로 총수 일가의 지분 가치는 20조7000억원에 달한다. 20년 사이 47배 오른 수치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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