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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독감접종 사망···“97명이 같은 백신 맞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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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후 버려진 독감 백신 주사.연합뉴스

사용 후 버려진 독감 백신 주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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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민간 의료기관에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받은 70대 남성이 몸에 이상반응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해당 의원 찾아가니 “답변하기 곤란하다”

 대구시는 21일 “대구시 동구에 사는 70대 A씨가 20일 독감 백신 접종을 맞은 뒤 이상반응을 보여 상급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늘(21일) 오전 0시 5분쯤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일 정오쯤 집 인근 의원에서 독감 예방 접종을 받았다. 이후 이상반응이 나타나 같은 날 오후 1시30분쯤 상급병원으로 급히 옮겨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A씨가 백신 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을 때는 자녀가 동행했고, 접종 후엔 지인들과 약속이 있어 외부 식당에서 자리하던 중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이상반응이 나타났고 119가 출동해 병원으로 급히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A씨에게 접종된 독감 백신은 LG화학의 ‘플루플러스테트라프리필드시린지주’다. 유통경로에서 상온 노출이 의심된 제품이 아니다. 백색 입자가 검출된 제품도 아니다.

 A씨는 파킨슨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부정맥심박세동 등 기저질환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2015년부터 같은 의원에서 독감 예방 접종을 받았는데 이상반응을 보인 적은 없었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주변인들에 따르면 A씨는 가족의 부축을 받아 병원을 방문했고 평소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등 거동이 다소 불편했다.

 대구시와 보건당국은 해당 의원에서 A씨와 같은 독감 백신을 접종받은 97명의 명단을 확보해 전수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확인한 접종자는 58명. 이 가운데 특별한 이상반응을 보이는 접종자는 나오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경미한 통증을 호소하는 접종자는 일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대구시 보건 담당자는 “해당 독감 백신의 정확한 제조날짜는 확인 중에 있지만, 해당 의원에 백신이 배포된 것은 지난 13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독감 예방 접종과 사망의 연관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A씨가 독감 백신을 접종받은 의원은 21일 정상영업 중이다. 내원 환자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병원 직원에게 백신 접종 상황 및 병원 측 대응 등에 대해 물었지만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A씨 유족들은 조용히 장례를 치르길 원한다고 했다.

대구=김윤호·김정석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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