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식물총장' 논란 와중에 "경찰은 스스로 개혁 노력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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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우리 경찰은 올 한해 스스로를 개혁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강도 높은 자기혁신이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 수사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높일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경찰은 스스로를 개혁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경찰은 스스로를 개혁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검ㆍ경 수사권 조정을 언급하면서도 수사권 조정의 당사자인 ‘검찰’은 언급하지 않았다. 2018년 경찰의날 기념사에서 “검ㆍ경수사권 조정안은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검찰과 경찰이 긴밀히 협력하면서 서로를 견제하면 국민의 권익은 더욱 두텁게 보호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경찰에 대한 높은 평가는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등 '식물총장' 논란과 대비됐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찰개혁에 단 한 번이라도 진심이었으면 하고 바랐다. 그러나 그런 기대와 믿음이 무너져 참으로 실망이 크다”며 윤 총장을 향해 “성찰과 사과를 했어야 한다”고 적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역시 전날 브리핑에서 “신속하고 성역을 가리지 않는 엄중한 수사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추 장관의 손을 들어줬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근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근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코로나 재확산의 우려가 컸던 공휴일 대규모 집회에도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위법한 집단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했다"며 "현장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며 코로나 재확산을 방지해 낸 경찰의 노고를 높이 치하한다"고 했다.

지난 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특히 우려가 컸던 개천절 불법 지회가 코로나 재확산을 유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해 빈틈없이 차단했다"고 한 데 이어 거듭 경찰의 도심 집회 봉쇄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반면 야당은 '재인산성'이라 칭하며 집회의 자유라는 헌법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해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이제 국가수사의 중추 역할을 담당할 국가수사본부의 출범을 예정하고 있다. 수사 경찰을 행정경찰과 분리해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며 책임수사와 민주적 통제를 조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이관되면 국가안보 분야에서도 경찰의 어깨가 무거워질 것”이라며 “안보를 지키는 데도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자치경찰제와 관련 “국회에서 협력해 주신다면 자치경찰제도 머지않아 실시될 것”이라면서 “경찰관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지고 실제 운영에서 혼란이 있을 수도 있다. 혼란을 최소화하고 변화와 도약으로 이어지도록 적극적인 수용과 철저한 준비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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