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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만나 설레"는 초등생, "KF80 씌워도 불안"한 학부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국 유·초·중·고교 등교인원 제한이 완화된 19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 내용과 연관 없음)

전국 유·초·중·고교 등교인원 제한이 완화된 19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 내용과 연관 없음)

19일 오전 8시 50분 서울 은평구의 A 초등학교 앞. 등교 마감 시간을 20분 남기고 부모의 손을 잡은 저학년 학생들이 속속 나타났다. 자기 몸보다 큰 가방을 멘 아이를 학교 안으로 배웅한 부모들은 쉽사리 정문 앞을 떠나지 못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손자를 등교시킨 고모(73)씨는 “아이가 학교생활이 익숙지 않다 보니까 걱정이 많이 된다. 오늘부터 주3일 등교를 하는데 손자 녀석은 친구를 더 자주 볼 수 있어 좋아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 김모(40)씨는 학교 정문에서 아이가 쓰고 있던 덴탈마스크를 벗기고 KF80 마스크를 씌워줬다. 김씨는 “아이 얼굴에 딱 맞지 않아서 마스크를 바꿔줬다. 원래 12명씩 등교했다가 전체 반 아이 24명이 등교하는 건 처음”이라며 “아무래도 애들이 너무 어려서 걱정이 된다. 상황을 봐서 고학년 학생부터 등교 인원을 늘리면 좋지 않았나 싶다”고 토로했다.

초등학생 "반친구 모두 모여" 설레 

전국 등교수업 인원 제한 완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전국 등교수업 인원 제한 완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로 이날부터 전국 학교의 등교 가능 인원이 확대됐다. 교육부는 3분의 1만 등교할 수 있었던 유치원ㆍ초등학교ㆍ중학교의 등원ㆍ등교 인원을 3분의 2 이내로 완화했다.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매일 등교가 가능하다. 이에 전 학급별 인원을 절반으로 나눠 일주일에 1번 등교시켰던 A 초등학교는 이날부터 주 3회로 등교 방침을 정했다. 초등학교 1학년은 매일 등교한다.

부모들은 아이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우려했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를 등교시킨 주모(48)씨는 “전체 반 학급 아이들이 다 같이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명절이 끼었을 때는 한 달 동안 쉰 적도 있었다”며 “아이도 좋아하긴 하지만 아직 확진자가 완전히 준 건 아니어서 불안해하며 등교했다”고 말했다.

학부모 "매일 등교하기보다 3일만 갔으면" 

전국 유·초·중·고교 등교 인원 제한이 완화된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여울초등학교 1학년 교실 신발장이 가득 차 있다. 연합뉴스

전국 유·초·중·고교 등교 인원 제한이 완화된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여울초등학교 1학년 교실 신발장이 가득 차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둔 진모(38)씨는 “1년 동안 사회적 생활을 못 하니까 아이가 정체된 것 같다. 2학년 정도면 그래도 개인위생에는 신경 쓸 수 있을 것 같아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얼마 전 학교에서 등교 인원을 정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2학년 학부모들이 매일 등교보다 주3일 등교를 더 많이 선택했다. 학교에 안 갔으면 하는 여론도 반 정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1학년 부모들은 걱정이 앞섰다. 30대 주부 김모씨는 “너무 갑작스럽게 확대된 것 같다. 아이가 학교에서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킬지 고민이다”라고 우려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초등학교 1학년 전체 등교는 무리다. 너무 한 번에 풀었다”는 입장과 “그래도 이제라도 보낼 수 있어 다행이다. 언제까지 두고 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갈렸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부터 전국 유ㆍ초ㆍ중ㆍ고 등교의 경우 밀집도 3분의 2를 원칙으로 하면서 학교와 지역 여건에 따라 밀집도 조정이 가능하도록 재량권을 부여했다. 밀집도 조정은 오전ㆍ오후반은 반별로 오전 등교와 오후 원격 수업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오전ㆍ오후 학년제의 경우 고3은 매일 등교하되 고1은 오전, 고2는 오후 등교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교육부는 학교 내 방역 인력을 1만명을 추가해 총 4만7000여명을 배치할 예정이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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